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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검법남녀> <미스 함무라비> 미묘한 사이다
2018-06-05
글 : 유선주 (칼럼니스트)
<미스 함무라비>

“아가씨 미쳤어? 왜 내가 남의 집 개새끼 사정까지 들어야 되는데!” “그러게요. 그런데 저는 왜 아주머니네 애새끼 사정을 들어야 되죠.” JTBC <미스 함무라비>의 초임판사 박차오름(고아라)이 지하철에서 큰소리로 통화하는 중년 여성의 행동을 흉내내어 되받아친다. 조용히 해달라는 말 대신 이목을 끌어 망신을 주는 저 장면은 이후 차오름이 불의나 관행에 저항하는 패턴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하지만 성공적이라고 하진 못하겠다. 드라마는 모두가 중년 여성을 마음껏 경멸하도록 “우리 딸내미 도피유학을 보낸 보람이 있다”라는 대사까지 끼워 넣었고, 차오름의 행동도 공공장소의 예절을 지키지 않는 승객을 제지한 건지, 통화 내용이 고까워서 망신을 준 건지도 애매해졌다.

MBC <검법남녀>에서 10년차 검시관 백범(정재영)이 화를 내며 법의학 지식을 읊는 상황을 위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건 초임검사 은솔(정유미)이다. 수사물을 좋아하고 미국 드라마도 많이 봐서 검사를 자원했다는 은솔이 사건현장에 하이힐을 신고 나타나 장갑도 끼지 않고 시신을 함부로 뒤집는다.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되묻기까지 한다. 생각해보자.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초임판사의 성품을 드러내기 위해 자식을 ‘도피’유학 보냈다고 떠드는 중년 여성이 필요한가? 현장 보존의 중요성을 설명하자고 엘리트 초임검사가 하이힐로 현장을 훼손할 필요가 있나? 대충 만든 허수아비에 립스틱을 덧그리고 비웃는 드라마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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