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데이즈 인 키브롱>이 올해 제68회 독일영화상을 휩쓸었다. 이 작품은 지난 4월 27일 베를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작품상, 감독상, 카메라상, 여우주연상 등 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 작품은 지난 2월 열린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수상에 실패했지만 독일영화계에서 호평받으며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3 데이즈 인 키브롱>은 비운의 배우 로미 슈나이더(1938∼82)의 마지막 인터뷰 상황을 재구성한 영화다. 독일 잡지 <슈테른> 기자의 인터뷰 자료와 당시 촬영된 사진을 바탕으로 이란계 독일 감독 에밀리 아테프가 각본을 쓰고 감독했다. 감독은 여러 번의 이별과 이혼을 겪고,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빠져 있었지만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간직했던 로미 슈나이더의 매력을 스크린으로 소환한다. 극중 로미 슈나이더는 북프랑스 소도시 키브롱 해변 고급 호텔에서 요양 중이다. 영화는 그런 그녀를 찾는 고향 친구 힐데, 슈나이더를 인터뷰하러 온 독일 기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관찰한다. 표정. 몸짓, 목소리까지 로미 슈나이더를 빼닮은 마리 보이머의 연기는 로미 슈나이더가 직접 출연하는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한다. 마리 보이머는 이 역으로 독일영화상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오스트리아 출신이었던 로미 슈나이더는 15살에 영화 <시씨>(1955)로 일약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그 후 프랑스로 건너가 활동하며 클로드 소테, 클로드 샤브롤, 루키노 비스콘티 등 거장들과 작업했다. 전설에 남을 세계적 배우로 성공했던 그는 43살에 알코올중독과 약물과다복용으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