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박사(김성령)는 재벌 회장인 시아버지에게 빼앗긴 어린 아들을 대신해 ‘남신Ⅲ’(서강준)를 만들어 키웠다. 로라는 착하고 다정한 안드로이드 아들에게 부탁한다.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진짜 아들이 깨어날 때까지 그의 자리를 지켜달라고. 로봇과 인간의 경계를 탐구하는 이야기들이 대개 그렇듯 KBS2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도 윤리나 원칙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우선, 인간을 위로하고 위험에서 구한다는 원칙이 심어진 남신Ⅲ가 모사해야 할 남신(서강준)이 여성 경호원 강소봉(공승연)을 폭행하는 개차반이라는 점이 그렇다. 창조자가 부여한 원칙과 수행해야 하는 명령이 상충하는 이 딜레마는 남신Ⅲ가 상황마다 기계적으로 선한 원칙대로 작동되며 간단히 넘어간다.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려 위악적인 행동을 일삼는 진짜 남신은 소봉이 자신의 ‘몰카’를 찍어 팔도록 사주하고, 소봉을 폭행해 폭력적인 재벌 3세라는 논란을 일으키는 인물이다. 그의 계략을 알게 된 소봉은 불법촬영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수차례 이익을 취했음에도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어떤 의도가 있었건 간에 남신은 위악의 경계를 넘었고, 소봉은 자신의 의지로 범죄를 저질렀다. 드라마는 이들이 잘못을 깨우치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테지만, 이 수준 낮은 계몽을 위해 여성 캐릭터는 실감나게 맞아야 하고, 불법 촬영의 가해자가 되어 자신이 사진을 찍어다 팔았던 대상에게 복수할 궁리를 한다. 극의 현실인식과 지향하는 윤리의 수준이 너무 낮아서 참담할 지경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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