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은 1969년에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를 쓰기 시작했다. 웨스 앤더슨은 그해에 태어났다. 웨스 앤더슨이 읽은 최초의 책도 바로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다. 처음 읽은 책이자 처음 가져본 책. 웨스 앤더슨은 이 작품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고,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웨스 앤더슨 컬렉션>은 그 과정을 담은 아트북이다. 스토리보드, 초기 삽화를 비롯한 자료들이 실렸는데, 30초를 찍기 위해 하루를 쓰고 제작진과 주고받은 6만5천통의 이메일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로알드 달이 살던 집을 방문하고 <뉴욕타임스>의 ‘선데이 매거진’에 기고한 글이 실려 있기도 하고, 웨스 앤더슨의 긴 인터뷰도 만날 수 있다. 여우 캐릭터들을 인형으로 공들여 만드는 과정은 영화 팬을 위한 서비스일 것이다.
이 영화는 어른을 위한 영화인가, 어린이 영화인가에 대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설명은 이렇다. “아이들은 굉장히 영리하고 예리한 데다가 감성도 깊어요. 아마 이 영화에 진심으로 반응할 거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에 맞춰 영화 수준을 낮추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단순히 미학적으로만 봐도 관중들에 대한 특정 수준의 존중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