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제3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올림픽영화부터 고전 뮤지컬까지, 풍성한 음악영화의 향연
2018-06-27
글 : 김성훈
7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려

<라라랜드>(2016) 이전에 주옥같은 뮤지컬영화들이 있었다. 영화와 뮤지컬의 매력을 관객에게 소개해온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3회를 맞았다. 올해 영화제는 뮤지컬영화의 고전부터 최신작까지 관객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부터 창작자를 위한 뮤지컬영화 제작 지원 사업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일단 개막작 <씨네라이브: 손에 손잡고>(감독 임권택, 이하 <손에 손잡고>)가 영화제의 막을 올린다. <손에 손잡고>는 임권택 감독이 연출하고 도올 김용옥이 각본을 쓰고 내레이션으로 참여해 완성시킨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 기록영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 필름 아카이브는 1912년 스톡홀름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올림픽의 역사적인 순간들을 담아낸 올림픽 공식 기록영화들을 소장하고 있다. 지난해 블루레이 제작사 크라이테리언에서 <100 Years of Olympic Films: 1912~2012>라는 제목의 박스세트가 발매되기도 했는데, 레니 리펜슈탈 감독의 <올림피아>(1938), 이치카와 곤 감독의 <도쿄올림픽>(1965) 또한 <손에 손잡고>와 함께 이 박스 세트에 포함됐다. <손에 손잡고>는 서울올림픽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세편 중 하나로, 30년만에 처음으로 일반 관객에게 공개된다.

<손에 손잡고>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38선을 확대하며 시작하는 이 영화는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풍경과 올림픽이 열리는 서울 풍경을 교차하며 한강의 기적을 보여주는 데 공을 들인다. 도올 김용옥의 내레이션은 분단 국가에서 열리는 평화의 제전을 통해 인류의 공존과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개막식에서 조동희, 조동익 음악감독은 이 영화를 라이브 음악으로 재창조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에서 평창으로, 그리고 다시 서울로 이어지는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던지고, 1988년 당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충무로 영화인에게 헌정한다.

‘그들 각자의 뮤지컬’은 거장들의 뮤지컬영화들을 한데 모은 섹션이다. <대부> 시리즈로 유명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피니안의 무지개>(1968)는 전설적인 뮤지컬 스타 프레드 아스테어가 출연한 영화로, 아일랜드인 피니안이 요정의 금단지를 훔쳐 딸과 함께 무지개 계곡으로 도망치면서 벌어지는 소동극이다. 노먼 주이슨 감독의 <지붕 위의 바이올린>(1971)은 명곡 <Sunrise Sunset>으로 더 알려진 가족 드라마이자 역사의 거친 흐름을 헤쳐가는 민중의 삶을 그린 서사극이다. 켄 러셀 감독의 <보이 프렌드>(1971)는 1960년대 팝 문화의 아이콘이었던 트위기가 출연해 화제가 된 영화로, 극단 보조로 일하는 주인공 폴리가 상대 배우 토니의 사랑을 쟁취하는 이야기다. 영화의 미술과 의상은 현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세련되고 화려하다. 이 영화는 1972년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그리고 신인상(트위기)을 수상했다.

<피니안의 무지개>

<빅터 빅토리아>(1982)는 블레이크 에드워즈 감독과 미국을 대표하는 영화음악 작곡가인 헨리 맨시니가 1933년 제작된 동명의 독일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1934년 파리를 배경으로, 여장남자 가수로 위장한 가난한 가수 빅토리아의 삶을 펼쳐낸 이야기다. <흡혈 식물 대소동>(1986)은 제목대로 흡혈 식물 오드리가 꽃가게에 사람들을 끌어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B급 감성과 로큰롤 뮤지컬로 충만한 작품이다. 영화 팬에게는 로저 코먼 감독이 1960년에 제작한 저예산 B급영화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버전은 프랭크 오즈 감독이 연출한 뮤지컬 버전의 감독판이다. 이 밖에도 마돈나가 출연해 명곡 <Don’ t Cry For Me, Argentina>를 불러 화제가 된 앨런 파커 감독의 <에비타>(1996), 라스 폰 트리에와 싱어송라이터 비욕이 만난 <어둠 속의 댄서>(2000), 김지운 감독의 <조용한 가족>(1998)을 각색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카타쿠리가의 행복>(2001)도 이 섹션에서 상영된다.

‘그들 각자의 뮤지컬’ 섹션이 고전 뮤지컬영화를 상영하는 섹션이라면 ‘더 쇼’는 세계 각국의 뮤지컬이나 공연예술을 다룬 최신 영화를 모은 섹션이다. <발레리나>(2016), <코코>(2017), <새터데이 처치>(2017), <헬로 어게인>(2017), <일렉트릭 하트>(2017)가 상영된다. 또 영화제가 수준 높은 뮤지컬영화를 발굴하고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뮤지컬영화 출품 공모를 진행해 선정한 단편 뮤지컬영화 3편(<Replay_내일>(2018), <미지와의 조우>(2017), <알송달송>(2016))도 이 섹션에서 공개된다.

<보이 프렌드>

‘트윈픽스’는 이름대로 1988년 제작된 존 워터스 감독의 <헤어스프레이>와 2007년에 리메이크된 애덤 솅크먼 감독의 <헤어스프레이>를 모은 섹션이다. 원작과 뮤지컬 버전의 리메이크작을 비교할 수 있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클래식’은 복원되거나 재발견한 뮤지컬영화를 모은 섹션이다. <레미제라블: 25주년 특별 콘서트>(2010), <메리 포핀스>(1964), <토요일 밤의 열기>(1977), <플래시댄스>(1983), <풋루즈>(1984), <더티 댄싱>(1987), <스탑 메이킹 센스>(1984) 등이 상영된다. 뮤지컬영화를 보다가 흥을 주체하지 못하는 관객을 위한 섹션 ‘싱얼롱’도 준비되어 있다. 에마 왓슨과 댄 스티븐슨이 각각 미녀와 야수로 출연한 <미녀와 야수>(2017)가 코러스와 함께 상영되니 영화를 보면서 목청 높이 노래를 따라 불러보자.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주최하는 ‘충무로 리와인드’ 섹션은 한국 고전영화에 무대 공연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수용 감독이 연출한 <산불>(1967)이 상영되고, KBS 성우극회가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 시나리오를 낭독하는 공연도 마련된다. <씨네라이브: 별들의 고향>은 한국 최초로 영화음악 사운드트랙을 복원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다. 게다가 성우들이 직접 화면을 보면서 목소리 연기로 대사를 덧붙이는 라이브 더빙 형식의 공연이 열린다.

<별들의 고향>

꽤 풍성하게 준비된 상영작들이 영화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프로그램이라면, 충무로뮤지컬영화제가 산업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한 흔적도 있다. ‘포럼 M&M’은 영화(Movie)와 뮤지컬(Musical) 업계 종사자들이 한자리에 만나 뮤지컬영화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자리다. 7월 7일 오후 3시 CGV명동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리는 해외포럼 ‘뮤지컬영화의 새로운 트렌드’에선 <헬로 어게인>을 연출한 톰 구스타프슨 감독과 각본을 쓴 코리 크루에케버그가 참석한다. 7월 8일 오후 4시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에서 열리는 국내포럼 ‘한국 뮤지컬영화의 가능성’에선 송승환 충무로 뮤지컬영화제 조직위원과 장유정 감독이 참석해 서로의 고민을 나눌 예정이다. 제3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는 7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충무아트센터,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영화제 홈페이지(www.chimff.com)를 참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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