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가 에이즈로 사망한 지 몇 개월 뒤, 메이플소프의 사진 전시회가 미국 전역에서 열리기 시작하자 당시 상원의원 헬름스는 메이플소프의 사진을 들고 소리친다. “이 사진을 보십시오! 이것이 예술입니까?” 확실히 메이플소프의 사진들은 포르노 이미지와 다름없어 보였다. 영화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메이플소프의 유년 시절로 돌아가서 그의 인생과 예술 작품들을 추적한다. 가족부터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꼼꼼히 인터뷰하지만 메이플소프에 대한 신화를 구축하지 않으며 평전의 정석을 밟는다. 메이플소프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그가 자기중심적이었으며 성공을 위해 타인을 수단으로 이용하길 주저하지 않는 인물이었다고 증언한다. 그러나 이런 메이플소프의 인성에 대한 평가와 무관하게 그의 사진들이 예술 작품이라면 그것은 왜 그러한가? 영화는 이 점에 대해 평론가의 입을 빌려 설명하지 않고 관객이 스스로 생각하길 원하는 듯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예술 작품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사진이 어떻게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는지, 또한 현대 예술만의 특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할 거리가 남는다. 영화는 사도마조히즘(SM)을 소재로 관객에게 충격을 주고자 하는 메이플소프의 작품을 다루고 있기에 관객에게는 다소 보기 힘든 장면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메이플소프는 충격의 근본적인 원인, 즉 이사회의 억압과 터부에 대해 묻는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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