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서버비콘> 완벽한 계획, 의외의 목격자
2018-07-11
글 : 임수연

놀라움과 즐거움이 가득한 서버비콘. 소수 가구만 살지만 대도시 수준의 편의 시설을 갖춘 이곳의 평화는 흑인 가족이 이사를 오면서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이들을 내쫓기 위해 주민들이 탄원서를 내고 시위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버비콘>은 인종차별의 광기와 한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범죄극을 병치시킨다. 가드너(맷 데이먼)는 몸이 불편한 아내 로즈(줄리언 무어)를 죽이고 그 보험금으로 로즈의 쌍둥이 동생 마가렛과 섬으로 떠나는 계획을 꾸미고 있다. 하지만 가드너가 고용한 살인청부업자의 얼굴을 아들 니키(노아 주프)가 목격하고, 니키는 아버지와 이모가 불륜 관계에 있으며 두 사람이 엄마의 살인을 공모했다는 사실까지 눈치채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보험조사관 버드(오스카 아이삭)는 가드너의 보험사기를 의심하며 마가렛을 찾아온다.

나사렛과 성공회 교도가 분열되고, 새로 이사온 흑인 가족이 마을을 퇴보시키고 있다며 주민 전체가 반발하는 서버비콘의 광기가 단지 1950년대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코언 형제가 1982년에 썼던 시나리오는 1980년대가 배경이었지만, 지금도 잔재하는 인종차별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1950년대의 흑인 마이어스 가족의 실화를 접목해 각색했다. 사과와 뱀 등이 보여주는 종교적 상징이나 인종차별을 비꼬는 방식이 기대보다 너무 단순하긴 하지만, 코언 형제 특유의 건조한 블랙 유머의 매력은 여전히 잘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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