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스카이스크래퍼> 불타는 빌딩 안으로 잠입
2018-07-18
글 : 송경원

FBI 요원 윌 소여(드웨인 존슨)는 임무 중 사고로 다리를 잃고 은퇴한다. 육체적으로 불편하지만 역량은 전혀 떨어지지 않은 윌은 세계 최고층 빌딩 펄의 보안팀장으로 발탁된다. 얼마 뒤 윌이 자리를 비운 사이 테러리스트들이 빌딩을 점거하고, 윌의 가족과 주민들을 인질로 붙잡는다. 설상가상 화재까지 발생한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윌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불타는 빌딩 안으로 잠입을 시도한다.

할리우드 영웅주의 서사에 쉴 틈 없이 물량공세를 퍼붓는 전형적인 여름 블록버스터이자 액션영화다. <타워링>(1974)부터 <샌 안드레아스>(2015)에 이르기까지 익숙한 재난영화의 요소들을 고스란히 차용한 구성을 보여준다. 대개 이런 종류의 수식어는 혹평을 위해 사용되지만 드웨인 존슨 앞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스카이스크래퍼>는 액션 블록버스터가 원하는 바를 기계적으로 조립한 오락영화이자 드웨인 존슨의 도돌이표 같은 영화다. 이야기는 볼거리를 자랑하기 위한 최소한의 알리바이일 뿐 핵심은 배우의 육체적 매력을 과시하는 고난도의 액션에 있다. 불타는 빌딩을 탈출하는 게 아니라 침투한다는 설정, 드웨인 존슨의 무지막지함을 억제하기 위해 여러 장애와 난관을 설치해 악당들과 균형을 맞췄다는 점 등 몇 가지 역발상이 재미를 더한다. 시작부터 끝까지 뻔하지만 여름 오락영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이 정도까지 집요하게 수행하면 기꺼이 즐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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