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빅 식> 그녀가 잠든 14일 동안 쿠마일의 진짜 사랑이 시작되다
2018-07-18
글 : 박지훈 (영화평론가)

낮에는 우버 택시를 몰고 밤에는 작은 클럽에서 코미디를 하는 쿠마일(쿠마일 난지아니)은 파키스탄 이민자 1.5세대다. 부모가 쿠마일에게 원하는 것은 세 가지. 로스쿨에 갈 것, 알라신에게 열심히 기도할 것, 그리고 선을 봐서 결혼할 것. 자유연애는 금지다. 특히 미국 여자와의 결혼은 입에 담아서도 안 될 일이다. 하지만 쿠마일은 미국인 에밀리(조 카잔)와 사랑에 빠지고, 부모에게는 이 사실을 숨긴 채 부모가 정해주는 맞선을 계속 본다. 결국 이 일로 에밀리와 쿠마일은 헤어지게 된다. 그런데 얼마 후, 에밀리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응급실에 입원하고 혼수상태에 빠진다.

실화에 기반을 둔 현실적인 로맨스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 마련이지만, <빅 식>은 낭만과 현실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힘은 각본에서 나온다. 주인공으로 출연한 쿠마일과 그의 아내 에밀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두 사람이 함께 쓴 각본은 실화라는 점을 눈치채기 힘들 정도로 윤색이 훌륭하고 개성 있다. 영화의 개그 코드는 이주민의 세대 갈등, 문화 갈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시트콤 <마스터 오브 제로>를 생각나게 하지만 <마스터 오브 제로>보다 속도가 빠르고, 단 한마디의 대사도 밋밋하거나 평범하지 않다. 또한 시종일관 웃음짓게 하면서도 소수자를 희화화의 대상으로 삼는 불쾌한 개그가 없고, 캐릭터들이 모두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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