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장식하자> “사랑해서, 행복했어”
2018-07-18
글 : 박지훈 (영화평론가)

인간 세계와 떨어져서 천을 짜며 살아가는 요르프족은 수백년을 살며 늙지 않기에 이별의 혈족이라 불린다. 요르프족의 아이 마키아(이와미 마나카)는 이별의 혈족이라는 말도, “사랑에 빠지면 안 된다”는 장로님의 말도 이해할 수 없다. 어느 날 왕국의 인간들이 침략해 요르프족을 납치하고 살해한다. 도망친 마키아는 폐허 속에서 발견한 아기에게 아리엘(이리노 미유)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자신이 키우기로 결심한다. 마을로 내려간 마키아는 마음씨 좋은 미도 아줌마를 만나서 함께 살게 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마키아의 정체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 때마침 왕국의 왕자가 요르프족의 여자를 납치해 결혼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마키아는 납치된 친구 레일리아를 구하기 위해 떠난다.

마키아의 성장 서사인 동시에 대서사를 가진 판타지애니메이션이다. 두 왕국의 전쟁 사이에서 희생되는 요르프족이라는 대서사 속에서 마키아와 레일리아(카지 유우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마키아는 자신의 아이 아리엘, 인간 남자인 랭과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레일리아 또한 자신의 아이 메드멜, 요르프족 남자인 크림과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115분의 상영시간 동안 담기에는 버거울 정도의 방대한 이야기라 중반부까지 이야기가 급하게 진행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결국 이별을 받아들이게 되는 마키아가 흘리는 눈물에서 비애를 넘어선 숭고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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