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기간만 6년, 제작비는 무려 7억5천만위안(1252억5천만원)에 달하는 중국영화 <아수라>는 대륙 역사상 가장 제작비가 높은 영화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중국판 <반지의 제왕>을 꿈꾼 <아수라>는 3일 만에 중국 극장가에서 자취를 감췄다. 첫 개봉 주말 3일간 5천만위안(83억원)이라는 초라한 수익을 거둬들인 뒤였다.
중국의 메가톤급 블록버스터가 3일 만에 극장 철수를 결정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아수라>의 책임 프로듀서는 중국 뉴스 사이트 ‘시나’를 통해 “(영화를 내린 건) 부진한 흥행 성적 때문만이 아니다. 우리는 영화의 내용을 수정해 재개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아수라>의 인터넷 평점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신원 미상의 유저들이 <아수라>에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최저 평점을 줬다”는 것이다. 중국 영화업계에서 ‘수군’이라 불리는 이 네거티브 리뷰어들이 중국의 ‘로튼 토마토’로 불리는 영화 예매·평점 사이트 ‘탸오퍄오퍄오’, ‘마오얀’ 등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제작진은 말했다. 하지만 이보다는 문목야 감독의 <아부시약신>(我不是藥神)의 선전이 <아수라>의 흥행 참패와 더 연관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가 약값이 비싼 중국 대신 인도에서 약을 수입하다가 체포된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이 영화는 1500만달러의 예산으로 3억5천만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둬들였다. 본격 사회파 드라마의 선전은 스타 감독이나 큰 규모의 제작비, 애국적인 메시지 없이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중국영화 흥행사에 새롭게 기억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