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도는 푸른 하늘이 저물어 붉은 빛깔로 변할 무렵, 파란 물결이 출렁이는 해변가 수영장의 에어매트에 기대어서 칵테일 한잔에 영화 한편! 꿈 같아 보이지만 술 한잔하면서 영화를 즐기는 일은 이탈리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름 풍경이다. 이탈리아의 여름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탈리아에서는 6월부터 9월까지 크고 작은 영화제가 열린다.
올 상반기 상영된 이탈리아영화 중에서 영화제에 가장 많이 초청된 영화들은 무엇일까? 루카 구아다니노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파올로 비르치의 <엘라 그리고 존>, 루치아노 리가부에의 <메이드 인 이탈리아>, 가브리엘 무치노의 <모두 집에서는 잘 있다> <내 딸>, 파올로 소렌티노의 <그들1, 2>, 마테오 가로네의 <도그맨>, 발레리아 골리아의 <에우포리아>가 가장 주목받은 영화들로 뽑혔다.
국제적 관심과 흥미를 일궈낸 영화들로는 2018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배우상을 수상한 영화 <도그맨>과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세계 영화 관객에게 프리미엄으로 개봉된 작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그들1, 2>다. 파올로 소렌티노는 영화 <그들1, 2>에서 전 이탈리아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삶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공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역할은 소렌티노 감독의 영화라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토니 세르빌로가 맡았다. 그는 <일 디보>(2008), <그레이트 뷰티>(2013) 등 화제를 모은 소렌티노 감독의 전작들에 단골로 등장한 배우다.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이탈리아영화들을 보며 칵테일 한잔하는 것도 여름을 나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