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인랑> 늑대로 불린 인간병기 '인랑'
2018-08-01
글 : 김현수

때는 2024년, 남북한의 통일을 둘러싸고 강대국들이 정치경제적 압박을 가해오면서 민생이 흉흉해지기 시작한다. 자원은 고갈되고 빈곤층이 늘어나면서 도시가 황폐해지자, 되레 반통일 전선을 주장하는 테러 조직 섹트가 암약하게 된다. 정부는 무장한 섹트에 대항해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서 수도경비 특수기동대, 일명 특기대를 창설한다. 하지만 특기대가 섹트 조직 색출뿐만 아니라 민간인까지 다치게 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해체 위기에 놓인다. 공안부는 이 틈을 타서 특기대를 해체하고 싶어 한다. 특기대 훈련소장 장진태(정우성) 휘하의 유능한 특기대원 임중경(강동원)과 김철진(최민호)은 특기대 출신 공안부 차장 한상우(김무열)와 대립하며 권력 조직간의 암투를 벌이게 된다. 오시이 마모루 각본,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이 1999년 발표한 동명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인랑>은 원작이 다루는 가상의 역사 배경을 한국적 정치 상황으로 옮기는 데 주력했다. 공안부와 특기대의 대립이라는, 국가 권력기관의 존재감은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다룬 SF 액션영화와 첩보 스릴러의 결합으로 유용한 재료다. 다만 영화는 이들 조직 혹은 캐릭터의 관계를 이해시키기보다는 원작의 스케일을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덕분에 특기대 강화복 디자인은 물론, 도심의 암거 수로는 원작의 프로덕션 디자인이나 연출상의 특징을 거의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시각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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