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인랑> 신보라 소품실장 - 근미래 피폐한 느낌의 구현
2018-08-06
글 : 김현수
사진 : 오계옥

2024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인랑>에는 할리우드 SF영화 속 최첨단의 놀라운 과학 소품 같은 건 등장하지는 않는다. 물론 몇년 후의 미래지만 신보라 소품실장은 제작진과 회의를 통해 결정된 영화의 시대 방향, 즉 “머지않은 미래이면서 첨단 기술이 부의 척도라는 점, 자원이 고갈된 피폐해진 사회라는 점” 등의 설정에 맞는 소품을 찾거나 고안해야 했다. “기술은 곧 부의 척도 아닐까? 권력과 부를 가진 자는 기술을 쉽게 쓰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밀려나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는 호기심 반, 비주얼리스트 김지운 감독과의 작업에 대한 호기심 반으로 일을 시작했다. “미래와 과거가 공존하는 느낌을 주기위해서 시대가 애매한 소품을 많이 사용했다. 소품 역시 정서적인 접근 방향을 갖고 있었다.” 대부분의 소품이 시대 설정을 기반으로 현실과 크게 괴리감이 없게끔 했지만 소품팀이 미래적인 느낌이 드는 소품을 직접 만든 적은 있다. 공안부로 위장 취업을 한 인랑의 여성 부대원 ‘미쓰홍’(박주희)이란 캐릭터가 기밀문서를 USB에 담아 빼내는 장면에 등장하는 USB를 두달에 걸쳐 정성껏 만들었다. 가장 미래적인 느낌의 소품이었을 텐데 아쉽게 본편에서는 볼 수가 없게 됐다. 그 밖에 “IMF 때의 을지로보다 더 을씨년스러운” 거리도 만들어 소품을 배치했지만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또 예민한 관객만 알아볼 수 있을 소품 정보가 있다. 남산타워에서 임중경(강동원)과 이윤희(한효주)가 공안부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의 공간에서 열렸던 전시는 베를린 장벽 기념 전시였다. 시대상의 분위기를 담으면서 추격전의 엄폐물로도 써야 하는 여러 가지 기능성과 의미를 모두 고민한 소품이었다. 신보라 소품실장은 “어떻게든 영화 현장을 경험하고 싶어” 소품과는 일면식도 없었지만 <태극기 휘날리며> 소품팀에 무작정 뛰어들었다. 그동안 맨땅에 헤딩하면서 영화 소품이란 “아무거나 쓸 수 있지만 아무거나 쓸 수 없는 것”이란 소품에 대한 철학도 정립하게 됐고 소품팀원 최고의 덕목은 손재주가 아니라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소품에 대해 아무나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씩 거드는 것을 듣고 마음이 무너지면 안 된다는 뜻이다. 특정 소품이 완성되는 순간, 즉 어떤 성과보다는 한마음 한뜻이 되는 순간의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보라 소품실장이 이끄는 소품회사 ‘더 프롭’의 미래를 더욱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영감을 주는 사람들

<인랑>의 소품 작업을 하면서 가장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키게 했던 물건의 소개를 청했더니 신보라 소품실장이 액자를 하나 가져왔다. “일하다 보면 사람들 때문에 제일 힘들다. 지금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이 친구들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야말로 내게 가장 많은 영감을 주는 중요한 아이템이다.”

2018 <인랑> 소품실장 2016 <아가씨> 소품실장 2015 <시간이탈자> 소품실장 2014 <화장> 소품실장 2014 <명량> 소품팀장 2013 <미스터 고> 소품팀장 2013 <우아한 거짓말> 소품팀장 2011 <적과의 동침> 소품팀장 2010 <포화속으로> 소품팀장 2006 <아이스케키> 현장회계 2005 <광식이 동생 광태> 소품팀 2005 <너는 내 운명> 소품팀 2004 <키다리 아저씨> 소품팀 2004 <태극기 휘날리며> 소품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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