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아의 세계를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사랑 가득한 사람들, 한여름 그리스섬의 풍광 그리고 아바(ABBA)의 히트곡까지. 2008년에 처음 등장한 뮤지컬영화 <맘마미아!>는 동명의 대형 브로드웨이 뮤지컬과의 비교를 단숨에 불식시키고 국내에서도 450만 관객을 불러모아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그리고 속편이 나오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칼로카이리섬의 영웅 도나(메릴 스트립)의 자리를 이어받은 사람은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돌아온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다. 스러져가는 헛간을 인간의 집으로 탈바꿈시킨 도나의 전력이 깃든 공간은 소피와 샘(피어스 브로스넌), 새로 합류한 지배인 페르난도(앤디 가르시아)의 손길을 거쳐 그럴듯한 휴양지 리조트로 변신했다. <맘마미아!2>는 호텔 개업을 앞두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소피와 1979년 대학 졸업 후 세계를 떠돌던 청춘의 도나(릴리 제임스)가 소피를 임신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교차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프리퀄 격의 서사와 현재가 조우하는 과정에서 모녀의 젊은 날은 사랑과 우정, 자신을 확신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의 뭉클한 교집합을 이룬다. 이는 다른 등장인물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불현듯 찾아온 인생의 깨달음이나 반가운 재회 같은 공통 테마를 부여하려는 강박이 지나치게 단선적이고 어설픈 전개마저 부각한다. 뮤지컬영화의 전형적인 스토리를 감안하더라도 오리지널의 완성도와 비교하면 어쩔 수 없이 실망스러운 지점이다. 여러 아쉬움들을 곱씹던 찰나, <Dancing Queen> 군무 시퀀스가 등장하자 어느새 마음이 들뜨고 복잡한 생각은 멈추게 된다. <맘마미아!> 시리즈의 영원한 매력은 여기에 있다. <맘마미아!2>는 히트곡 위주였던 오리지널의 사운드트랙의 유혹을 뿌리치고, <When I Kissed the Teacher> <My Love, My Life> 같은 아바의 숨은 명곡들로 뮤지컬을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