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카운터스> 혐오표현금지법을 이끌어내기까지의 과정
2018-08-15
글 : 김현수

일본 내 재일 한국인 등에 대한 혐오 발언 시위를 일삼는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가 결성된다. 이들은 도쿄 코리아타운을 중심으로 가두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부턴가 이에 대항해 혐오에 반대하는 ‘카운터스’도 결성된다. 저널리스트, 변호사, 국회의원, 만화가 등 다양한 직업의 종사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어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막아내기 시작한 것. 그런데 이 카운터스에서 특이할 만한 참가자가 한명 있었으니, 바로 온몸이 문신으로 뒤덮인 야쿠자 출신 다카하시다. 이일하 감독의 <카운터스>는 평생 나쁜 짓만 일삼던 야쿠자 출신 다카하시가 어떻게 혐오 조장이 아니라 혐오 반대 운동 단체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는지에 주목하는 다큐멘터리다. 오전에는 야스쿠니 신사에 가 참배하고 오후에는 급진 좌파 모임에 나와 봉사하는 다카하시 같은 사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뿐만 아니라 극우 혐오 조장 단체인 행동하는 보수연합 대표 사쿠라이 마코토와 카운터스 내 무력 조직 ‘오토코구미’의 대표 격인 다카하시의 인터뷰를 교차해 함께 담아냄으로써 관객이 직접 좌우 대립의 갈등과 실체를 보고 충격을 받도록 유도한다. 트윗 하나로 시작한 카운터스 활동이 혐오표현금지법을 이끌어내기까지의 과정을 꼼꼼히 기록한 <카운터스>는 기록의 가치를 잘 이해하는 감독과 진실된 삶을 보여준 카운터스 멤버들이 합심해 만들어낸 화끈한 변화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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