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나를 차버린 스파이> 얼떨결에 첩보전에 끼어든 두 여성의 모험담
2018-08-22
글 : 장영엽 (편집장)

이야기는 LA에 사는 평범한 여성 오드리(밀라 쿠니스)의 30살 생일로부터 시작된다. 그녀는 남자친구 드류(저스틴 서룩스)에게 문자로 이별 통보를 받고 실의에 빠져 있다. 절친 메건(케이트 매키넌)과 함께 드류가 남긴 물건을 태우던 오드리는 우연히 전 남자친구가 CIA 요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공교롭게도 드류가 오드리의 집에 남긴 트로피는 전세계 첩보요원과 암살자들이 찾고 있던 물건이었다. 오드리와 메건은 드류가 마지막으로 남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유럽으로 향한다. MI6 요원 세바스찬(샘 휴건)과 냉혹한 킬러 나디아(이바나 사크노)가 그녀들의 뒤를 쫓는다.

<나를 차버린 스파이>는 얼떨결에 첩보전에 끼어든 두 여성의 모험담을 그린 영화다. 일급 첩보요원과 암살자들이 트로피를 뺏기 위해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이는 사이, 허를 찌르는 엉성함으로 그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가는 두 여성의 모습이 귀엽고 유쾌하게 묘사된다. 코믹 액션 장르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여성들의 연대와 성장의 서사다. 평생 자신을 과소평가해온 오드리에게 자신감을 북돋워주고 “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절친 메건의 존재감은 뭇 첩보 기술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미국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출신의 스타 코미디언 케이트 매키넌의 활약이 인상적인 작품. 두 여성이 주고받는 화장실 유머가 종종 과녁을 비켜간다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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