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의 여왕 어리사 프랭클린이 8월 16일 디트로이트 자택에서 76살로 세상을 떠났다. 오랫동안 췌장암 투병을 이어온 어리사 프랭클린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악화된 건강 문제로 여러 차례 공연을 취소했는데 결국 2017년 11월 <엘튼 존 AIDS 재단 설립 25주년 갈라쇼>가 그녀의 마지막 퍼포먼스로 남았다. 목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가스펠 가수로 데뷔한 어리사 프랭클린은 1967년 생애 첫 빌보드 1위곡 <Respect>를 시작으로 최고의 디바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장례식에서 노래를 부르며 당시 흑인 인권, 여권 신장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등 20세기 최고의 가수 중 한명으로 거듭났다. 18회의 그래미 어워드 수상, 7500만장의 음반 판매, 1987년 여성 최초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 1994년 케네디센터 훈장, 2005년 대통령 훈장을 받는 등 그야말로 전설의 길을 걸었다.
70년대 잠시 침체기를 맞은 어리사 플랭클린은 1980년대 MTV 시대에 맞춘 행보로 다시금 전성기를 누리는데 이때 영화가 한몫을 했다. 존 벨루시, 댄 애크로이드 주연의 뮤지컬 코미디 <브루스 브러더스>(1980)는 솔 뮤지션들이 카메오로 출연했는데 머피부인 역으로 출연한 어리사 플랭클린은 <Think>를 통해 재도약에 나섰다. 어리사 프랭클린이 참여한 <시스터 액트2>(1994)의 O.S.T 수록곡 <A Deeper Love>가 빌보드 플레이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생의 후반기에 그녀는 특별 공연을 통해 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나갔다. 1998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목에 이상이 생긴 파바로티를 대신해 단 15분을 준비한 후 무대에 오른 일화나 <VH1>의 <디바스 라이브>에서 머라이어 캐리, 셀린 디옹 등 5명의 디바와 함께 공연한 일화는 대중이 그녀를 영원한 디바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현재 어리사 프랭클린의 전기영화 <솔의 여왕>은 제니퍼 허드슨이 주연을 맡아 제작 중에 있으니 곧 스크린에서나마 전설을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