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숭실대학교 예술창작학부 영화예술전공] 시대가 요구하는 비주얼 스토리텔러를 키운다
2018-09-03
글 : 김정현 (객원기자)
사진 : 최성열

8월, 방학이 시작된 지가 이미 한참이 지났지만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학생들은 여전히 바쁘다. 스튜디오에서는 새 학기에 선보일 연극 <삼년상>의 연습이 한창이고, 편집실에서는 학생들이 방학 중에 촬영한 영화의 편집 작업에 여념이 없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는 방학 프로젝트들은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 학생들의 열정적인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분위기는 단순히 자발적인 프로젝트와 워크숍에서 멈추지 않는다. 학생들이 제작한 영화를 영화제에 출품하는 일을 맡는 배급팀을 시작으로 믹싱과 녹음을 담당하는 사운드팀, 장비를 관리하고 장비 사용 교육을 담당하는 기술팀까지 분업화된 다양한 팀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런 팀들이 학과 운영의 중요한 업무들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주체적인 학생들이 만들어내는 자유롭고 열정적인 분위기는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의 큰 강점이다. 이런 분위기가 학과 내에 자리잡는 데에는 수평적인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자 했던 교수진의 노력이 컸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을 지냈고 <여고괴담4: 목소리> 등을 연출한 최익환 교수와 <사랑니> <4등> <침묵> 등을 연출한 정지우 교수는 광장식 교육을 지향하며 교수진과 학생이 같은 위치에서 토론할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앞장섰다. ‘교수님’이 아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영화예술전공 2기 김유진 학생은 “선생님들이 항상 과감하게 피드백을 해주시고 학생들도 되묻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며 교수진과 학생간의 열려 있는 관계를 설명했다. “시대가 요구하는 비주얼 스토리텔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커리큘럼 역시 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스토리텔링 영역에서 기초적으로 필요한 수업을 저학년에 배치하고, 프로듀싱이나 배급 같은 영화제작의 다른 영역에 관한 수업을 후반에 배치해놓았다”는 최익환 교수의 설명처럼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의 커리큘럼은 학생들이 종합적 비주얼 스토리텔링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짜여 있다. 영화예술전공의 커리큘럼이 중시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현장’이다. 직접 만든 이야기를 시각화시키는 과정으로 진행되는 1학년 수업 ‘비주얼 스토리텔링 워크샵’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수업이 이론교육보다는 실습 기반으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현장형 영화제작 교육을 목표로 하는 수업들에서 학생들은 실습을 통해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살아 있는 지식을 습득한다. 특히 2학년 때부터 시작되는 ‘크리틱’(Critique) 수업은 이같은 영화예술전공 커리큘럼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다. 매 학기 5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시나리오 구상부터 편집까지 영화제작 과정 전체를 경험한다. 또 시나리오 구상이나 완성된 영화를 두고 이뤄지는 합평 과정에서의 토론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개성과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다듬는 방법을 배운다.

학생들에 대한 지원도 아낌없이 이뤄지고 있다.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은 학생들의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스튜디오, 편집실, 시사실, ADR룸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외부 현장에서 우리가 쓰는 장비들에 대해 말하면 믿지 않는다”는 영화예술전공 3기 정다운 학생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비와 시설을 업계 수준의 사양으로 유지하고 있다. 또한 크리틱 수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작품외에도 매번 방학에 신청을 받아 장비를 지원해주는 등 학생들이 학과의 장비와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있다. 아직 만들어진 지 5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은 자발적이고 열정적인 학생들을 지원하고 독려하며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숭실대학교 예술창작학부 영화예술전공 최익환·정지우 교수

“타고난 자기 것을 보여줄 사람을 찾는다”

정지우, 최익환 교수(왼쪽부터).

-첫 졸업생 배출을 앞두고 있다. 그간의 학과 운영에 대해 평가한다면.

=정지우_ 큰 틀에서 최익환 감독이 디자인한 전체 그림이 괜찮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학생들이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충분한 대화의 과정을 통해 창작물을 만들어왔고, 자기 개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발전했다는 느낌이다. 다시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학생을 포함한 학과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틀은 유지하려고 한다.

=최익환_ 처음부터 연기와 연출전공을 분리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다른 곳에 비해 연출과 연기가 많이 밀착된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다.

-산업 현장과의 연결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정지우_ 올해 현장과의 연결 지점에 대해 가장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배우들의 경우는 학과가 중심이 되어 외부 매니지먼트사와 함께하는 공개 오디션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진행하고 있는 프로덕션에서도 학생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현장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넓히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최익환_ 훈련된 것 말고 자기가 평소에 고민하던 것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지나치게 훈련되어 자기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친구들에게는 호감을 느끼기 어렵다.

정지우_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요소들을 시험의 척도로 삼는다는 것은 이상한 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꼭 하고 싶다. 아무것도 몰라도 된다. 좋아하는 것이 있어서 흠뻑 빠져본 친구들이면 된다.

학과소개 및 전형소개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은 2015년에 신설되어 오는 2019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신생 학과다.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만큼 학과 분위기 역시 유연하고 자유롭다. 교수진과 조교, 학생들이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서로 소통하면서 학과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운영회의를 통해 학생들은 학과 운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교수진, 조교와 함께 학과의 전 학생을 소개하는 홈페이지는 이러한 분위기를 잘 드러낸다.

커리큘럼은 내러티브 중심의 현장형 영화제작 교육을 지향하는 학과의 교육 목표에 맞게 매 학기 5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크리틱’ 수업을 비롯한 실습 위주의 수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은 이러한 수업을 통해 영화제작에 필요한 능력을 기르고 직접 영화를 제작하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비주얼 스토리텔러’로서 성장한다. 광장식 교육 역시 커리큘럼의 큰 특징 중 하나다. 다양한 수업에서 학생과 교수진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2019학년도 수시 모집에서는 예체능우수인재 전형으로 연기전공 16명, 연출전공 5명을 선발한다. 연기 전형의 경우 1단계에서는 주어진 3장의 이미지 카드로 이야기를 만들어 연기하는 자유연기를, 2단계에서는 학교에서 준비한 상황을 연기하는 지정연기를 실기고사로 실시한다. 1단계에서 실기점수를 60%, 학생부 교과성적을 40%의 비율로 반영해 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실기점수 80%, 학생부 교과성적 20%를 반영해 최종 합격을 결정한다. 연출 전형의 경우에는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성적만으로 15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실기(스토리 구성) 점수 60%, 학생부 교과성적 40%를 반영해 최종 합격을 결정한다. 원서접수는 9월 10일(월)부터 14일(금)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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