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더 게스트> 혼자 사는 당신을 누군가가 노린다
2018-09-12
글 : 송경원

두려움은 낯선 존재로부터 출발한다. <더 게스트>는 혼자 사는 당신을 누군가가 노린다는 컨셉에 충실한 공포영화다. 만삭의 몸으로 빗길 운전을 하던 세라(레이첼 니콜스)는 교통사고를 낸다. 다행히 아기는 무사하지만 세라는 청각을 거의 잃고 조수석에 앉아 있던 남편이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시간이 흘러 출산을 앞두고 홀로 있는 세라의 집에 초인종이 울린다. 낯선 여인(로라 해링)은 차가 고장났다며 도움을 청하고 문득 두려움을 느낀 세라는 거짓말로 이를 거절한다. 하지만 여인은 방심을 틈타 침입하고 세라와 아기를 위협한다.

한 매체가 2000년대 프랑스 4대 고어영화로 꼽기도 한 영화 <인사이드>(2007)를 리메이크한 <더 게스트>는 낯선 이가 가장 안전한 공간을 침입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극한의 공포를 재현한다. <노크 노크>(2015), <맨 인 더 다크>(2016) 등과 같이 한정된 공간에서 쫓고 쫓기는 설정의 힘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 안전과 편안함의 상징인 집을 무대로 추격, 도주, 감금이 반복되며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하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팽팽한 긴장감보다는 잔혹한 표현에 있다. 설정의 느슨함과 다소 방만한 이야기의 구멍을 수위 높은 잔혹함으로 메우려 한다. 후반에 위기를 억지로 자아내야만 하는 작위적인 설정이 다소 거슬리고 수위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90분 동안 관객을 공포 속으로 밀어넣는다는 목적은 대체로 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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