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의 권세를 손에 쥔 장동 김씨 세도가 김좌근(백윤식)은 효명세자를 독살하고, 흉지에 효명세자의 묘터를 정한다. 이를 반대한 지관 박재상(조승우)은 미움을 사 김좌근의 아들 김병기(김성균)의 손에 가족을 잃는다. 그로부터 13년 후, 재상은 친구 용식(유재명)과 함께 장안에서 명당을 사고 팔며 돈을 모아 김좌근의 부친 김조순의 묘터를 알아내려 한다. 명당에 위치한 김조순의 묘터를 바꾼다면 장동 김씨의 세도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김좌근의 눈을 피하기 위해 상갓집 개를 자처하며 살아가던 흥선군(지성)은 재상의 사정을 듣고 재상과 의기투합한다. 재상은 김조순의 묘터를 알아내려고 김좌근과 대면하고, 그곳에서 김좌근이 2대에 왕을 낼 천하명당을 찾고 있음을 알게 된다.
<관상>(2013), <궁합>(2015)에 이은 ‘역학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3부작 중에서는 가장 짜임새가 좋다. <관상>은 수양과 김종서의 대결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주인공 내경(송강호)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명당>은 이야기의 구조부터 훨씬 복잡하다. 헌종(이원근)과 장동 김씨, 그리고 야망을 드러내는 흥선군까지 삼각 구조를 이루며 그 중심에서 박재상은 혼란과 갈등을 겪는다. <퍼펙트 게임>(2011)을 연출한 박희곤 감독은 대결하는 인물들 안의 광기를 포착해내며 대결의 무게감을 살린다. 또한 화엄사 등 로케이션의 매력을 십분 살렸다는 점도 이 영화의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