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곰돌이 푸가 실사 캐릭터로 돌아왔다
2018-10-03
글 : 전효진 (객원기자)

1926년 영국의 아동문학가 A. A. 밀른의 동화 속에 처음 등장한 이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온 곰돌이 푸가 실사 캐릭터로 돌아왔다.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는 최근 라이브액션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디즈니 스튜디오의 신작이다. <신데렐라>(2015), <정글북>(2016), <미녀와 야수>(2017) 등 원작의 스토리를 생생하게 재현하는 데 집중한 이전의 디즈니 실사영화와 달리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는 시간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서사에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곰돌이 푸의 스핀오프 시리즈라 봐도 무방한 이번 영화는 원작의 세계에서 유일한 인간이었던 크리스토퍼 로빈이 어른이 된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가방 제조회사의 품질관리원으로 일하는 로빈(이완 맥그리거)은 비용 절감 방법을 마련하라는 상사의 압박에 여름휴가를 취소한다. 결국 아내 에블린(헤일리 앳웰)과 딸 매들린(브론테 카마이클)만 로빈이 어릴 때 살던 시골집으로 휴가를 떠난다. 런던에 혼자 남겨진 로빈은 어느 날 집 앞 정원에서 어린 시절의 친구 곰돌이 푸를 만난다. 어른이 되어 바쁜 로빈은 느리고 멍청한 푸의 행동이 귀찮게만 느껴진다. 로빈은 결국 푸를 헌드레드 에이커 숲이 있는 자신의 시골집에 데려다놓기로 결심하고 함께 기차를 탄다. 헌드레드 에이커 숲으로 향하는 나무 아래에 도착한 로빈은 숲속에서 당나귀 이요르, 티거 등 오래전 숲속 친구들을 만난다.

이야기 전개는 쉽게 예측할 수 있지만, 1940년 전후 영국을 배경으로 해진 봉제 인형 푸, 보풀이 일어난 피글렛 그리고 색바랜 티거가 함께하는 모습은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상상력으로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 언제나 비관적인 당나귀 이요르가 무심하게 던지는 블랙 유머도 소소한 웃음 포인트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외치는 곰돌이 푸는 바쁜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들을 언제나 따뜻하게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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