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암수살인> “일곱, 총 일곱 명 입니다. 제가 죽인 사람들예.”
2018-10-03
글 : 임수연

취미로 골프를 칠 정도로 형편이 넉넉한 형사 김형민(김윤석)은 6~7년 전 토막 살인한 시체를 옮겼다고 주장하는 강태오(주지훈)를 접견한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태오가 살인죄로 다른 형사에게 체포된다. 그렇게 수감된 태오는 형민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7개의 살인을 더 저질렀다고 고백하고, 형민은 돈이나 옷가지를 주며 다른 정보를 더 내놓을 것을 유도한다. 하지만 태오는 전문가들도 어떤 유형의 인간이라고 정의할 수 없는 감정불능(勘定不能)의 존재로, 교묘하게 사실관계를 다르게 전달해 형민의 수사에 혼란을 준다.

2012년 시사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소개된 실화를 소재로 한 <암수살인>은 액션보다는 말, 감정보다는 침착한 이성을 중시하는 범죄 수사극이다. 김형민은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좋아서 형사를 업으로 택한 인물로, 경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암수범죄’라는 소재가 수사 당국의 안일함과 성과 제일주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면서, 김형민의 성실하고 집요한 태도가 더 부각된다. 때문에 그간 김윤석이 연기한 형사 캐릭터는 물론 한국 범죄 스릴러 영화와 차별화되는 강점이 돋보인다. 곽경택 감독이 제작 총지휘를 맡았고, <억수탕>(1997), <닥터 K>(1998)의 조감독 출신으로 <봄, 눈>(2012)을 연출한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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