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정보 없이 <에브리데이>를 관람하더라도 곧 다른 영화 한편이 떠오를 것이다. <뷰티 인사이드>(2015). ‘매일 얼굴이 바뀌는 연인이 생겼다’가 두 영화의 공통점이다. 성별을 가리지 않고 주인공 앞엔 각양각색의 연인이 찾아온다. 근본적인 차이라면 <에브리데이>의 연인 ‘A’는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사람이 아니라, 매일같이 다른 이의 몸에 빙의되는 영혼이라는 점이다. 육체는 없지만 보통 사람들처럼 나이 들고 성숙해가는 존재 A. 비슷한 또래의 해맑은 소녀 리아넌(앵거리 라이스)을 보자 첫눈에 반하고, 은밀하게 그들의 산뜻한 연애는 시작된다. 달짝지근한 로맨스가 영화의 주요 포인트인 건 틀림없다. 10대 시절의 감성을 들춰보자면 때로는 가슴 설레게 할 정도로 매력적이고, 풋풋하면서도 성숙한 배우들이 A가 되어 등장하니 선물세트와 같은 영화다. 공을 들여 영화가 주시하는 또 다른 면도 있다. 10대 아이들의 초상이다. 다른 인종, 환경, 상황, 고민, 불안, 희열을 안고서 오늘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영화 안에 속속 들어선다. 다소 작위적이고 강박적으로 아이들의 초상을 새겨놓고는 있지만 애초의 의도까지 비틀어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잠시 심오한 문제의식과 날카로운 지성은 접어두고 달달함에 취해보고자 한다면 기꺼이 화답할 영화다. <서약>(2012)으로 동화 같은 실화를 곱디곱게 영화에 옮겼던 마이클 수지 감독의 신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