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윌리스가 가족을 위해 다시 총을 잡았다. 외과의사 커시 박사(브루스 윌리스)는 사랑하는 아내 루시(엘리자베스 슈)와 딸 조던(카밀라 모로네)과 함께 평범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도중, 무장 강도의 습격을 받고 일상이 무너져버린다. 평생 사람 살리는 일을 해오던 커시 박사는 느닷없이 덮쳐온 불행 앞에서 좌절하기보다는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 지를 되짚어보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농장 생활을 하는 얌전했던 아버지가 밀렵꾼을 좇기 위해 총을 잡는 모습을 본 순간, 그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지지부진한 경찰 수사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범인을 잡기 위해 나서게 된 것. 시카고 밤거리의 자경단원이 되어버린 커시 박사는 낮에는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메스를 들고, 밤에는 그 환자들을 위협한 범죄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총을 든다.
평범했던 한 남자가 무시무시한 범죄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데스 위시>는 작가 브라이언 가필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1974년에 이미 찰스 브론슨 주연의 영화로 한 차례 영화화된 적 있다. 원작 영화와 소설이 내세우는 설정이나 정서적 여운은 이미 너무나 많은 영화들에서 활용된 바 있다. 그렇다면 <데스 위시>만의 매력은 뭘까. 오랜만에 브루스 윌리스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나선다는 것만으로 승부수를 띄우기에는 일라이 로스 감독의 비전이 약하다. 외과의사가 총을 든 안티히어로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액션이나 드라마 그 어떤 요소도 시선을 사로잡지 못했다.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의 딘 노리스가 커시 박사를 추적하는 형사로 등장하는데 날카롭고 집요하게 주인공을 압박하는 캐릭터의 재미도 찾아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