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잘 알려진 J. D. 샐린저의 일대기를 영화화한 작품. 영미문학사에 길이 남을 캐릭터인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의 탄생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던 제리(니콜라스 홀트)는 컬럼비아대학의 문예창작수업에서 휘트 교수(케빈 스페이시)를 만난다. 제리의 재능을 알아본 휘트 버넷 교수는 그에게 진짜 작가가 되는 법을 알려주고, 제리는 그의 응원에 힘입어 단편소설을 써나간다. 제2차 세계대전이 도래하자 제리는 전쟁에 참전하고, 전쟁의 한복판에서 오직 이야기를 쓰겠다는 신념으로 살아남는다. 일상으로 돌아온 제리는 홀든 콜필드를 주인공으로 한 장편소설을 써내려간다.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는 <호밀밭의 파수꾼>의 집필 과정을 중심에 두고 이 작품과 밀접한 관계를 주고받는 개인으로서의 J. D. 샐린저의 일생에 주목한다. 사람들 사이에 쉽게 섞여들지 못한 괴짜 은둔자, J. D. 샐린저로 분한 니콜라스 홀트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 이 영화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다만 중심 캐릭터로 기능했던 휘트 버넷 교수와의 에피소드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모호하게 처리된다는 점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 문학적 스승이 남긴 질문만은 영화의 마지막까지 유효하다. 아무것도 보상받지 못할지라도, 평생을 글쓰기에 헌신하는 예술가의 초상이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