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이웃한 이탈리아는 1960~70년대 스파게티 웨스턴의 기원국으로 세르지오 레오네 같은 웨스턴 장르의 전설적인 인물을 배출했지만, 같은 시기 프랑스는 장 뤽 고다르, 에릭 로메르 같은 감독들의 작품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래서일까. 오늘날까지 프랑스 감독들에게 웨스턴 장르는 그야말로 도전 이상의 그 무엇으로 남아 있는 것 같다. 이 부인할 수 없는 프랑스 영화사의 ‘경험명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작품이 나왔다. 바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시스터스 브러더스>(2018).
19세기 미국 땅이 골드러시 붐으로 요란하게 꿈틀거리던 시기. 엘리(존 C. 라일리), 찰리(호아킨 피닉스) 시스터스 형제는 코모도르에게서 금 채취에 획기적인 포뮬러를 발견한 화학자 페르만 케르미츠 웜(리즈 아흐메드)을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고 길을 나선다. 그런데 시스터스 형제에게 페르만의 위치를 보고하기 위해 고용된 사설탐정(마이크 질렌홀)이 마음을 바꿔 페르만을 돕기 시작하면서, 이 두 그룹의 쫓고 쫓기는 행보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존 포드의 클래식함, 세르지오 레오네의 폭력성, 그리고 싸구려 총싸움 장면으로 가득한 <시스터스 브러더스>는 개봉 첫주에 관객 29만8782명을 동원하면서 지금까지 개봉한 오디아르 감독의 장편영화중 가장 훌륭한 성적을 냈다. 프랑스 매체에서도 “그는 서부극의 모든 신화들을 불러들였다” (영화 월간지 <포지티프>), “거칠면서도 감성이 넘치는 멋진 웨스턴”(주간 문화 비평지 <부아시>), “결국 자크 오디아르는 화려하고, 살아 있고, 심층적인 작품을 완성했다”(일간지 <르 파리지앵>)라며 거장 오디아르의 신작을 호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