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이러라고 출연한 게 아닐 텐데! 톱배우 캐스팅이 아까운 히어로 무비 6
2018-10-24
글 : 유은진 (온라인뉴스2팀 기자)

현 영화 산업을 꽉 잡고 있는 히어로 무비. 특히나 대형 배우들이 합류한 히어로 무비라면 관객과 평단의 온갖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톱배우들이 히어로 무비에서도 제 역량을 다해 좋은 성과를 거둔 사례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전작에서 펄펄 날던 배우들이 히어로 무비 속에서 제 개성을 미처 다 내비치지 못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기대에 비례하는 실망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온갖 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배우들의 존재감을 공기처럼 만든 히어로 무비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베놈(2018) | 미셸 윌리엄스

안티 히어로라는 소재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베놈>은 개봉 전 배우들의 캐스팅이 화제를 모은 영화였다. 에드 브룩/베놈 역을 맡은 톰 하디의 이름은 물론, 그의 파트너 앤 웨잉으로 등장한다는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주연 부문 통틀어 네 번이나 이름을 올린 미셸 윌리엄스라니. 그간 메이저 히어로 영화에 한 번도 출연한 적이 없던 미셸 윌리엄스의 이름만으로도 탄탄한 기대치가 형성되기 충분했다. 개봉 이후 <베놈>은 원작 속 캐릭터들의 선명한 개성을 어정쩡하게 만들었다는 혹평을 받았다. 짧은 분량의 캐릭터일지라도 늘 입체적이고 심층적인 연기를 보여왔던 미셸 윌리엄스 역시 화살을 피해 가지 못했다. <베놈> 속 앤 웨잉은 베놈으로 변한 전 연인 에디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바쁜 평면적인 캐릭터로 남고 말았다.

닥터 스트레인지 | 매즈 미켈슨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대표 주자는 역시 <닥터 스트레인지> 속 매즈 미켈슨이다. 매즈 미켈슨은 극 속 스승 에이션트 원(틸다 스윈튼)을 배신하고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위협하는 빌런 케실리우스를 연기했다. 재능형 인물이기보다 노력형 인물인 건지, 오랜 수련 기간을 거쳤지만 초짜 닥터 스트레인지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마법 실력을 자랑했던 캐릭터. 온몸이 쇠사슬에 꽁꽁 묶인 채 닥터 스트레인지 앞에 무릎을 꿇으며 MCU 사상 최대 굴욕적인 순간을 남긴 빌런이다. 한니발 렉터 등 역대급으로 손꼽힐 여럿 캐릭터를 남긴 그의 연기가 이렇게 낭비될 수도 있다는 게 놀라울 뿐.

캣우먼 | 할리 베리

사형수의 아내가 남편의 사형 집행관과 사랑에 빠진 내용을 담은 <몬스터 볼>. 할리 베리는 <몬스터 볼>을 통해 2002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배우가 탄생하던 순간이었다. 이후 할리 베리는 <캣우먼>을 만났고, 이 영화로 2005년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 최악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할리 베리의 흑역사로 남은 순간이다. <캣우먼>은 할리 베리의 보디라인에 밀착된 파격적 의상 외 별다른 화젯거리를 낳지 못했다. 형편없는 편집과 스토리 라인은 관객의 외면을 받았고 영화는 최악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배우 최초로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 참석한 할리 베리는 “나를 이런 쓰레기 같은 작품에 캐스팅해줘서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 에이미 아담스

에이미 아담스의 최근작들을 돌아보자. <컨택트> <녹터널 애니멀스> 모두 온전히 에이미 아담스의 힘을 믿고 의지하는 영화였고,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그런 그녀가 유독 힘을 못 쓰는 곳이 있으니, 바로 DC 유니버스다. 에이미 아담스의 로이스 레인은 매 순간 ‘민폐’란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상황에 맞지 않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거나, 기자 정신을 발휘해 취재를 하다 일을 더 크게 벌렸던 캐릭터. 크리스토퍼 리브와 함께 <슈퍼맨> 시리즈에 출연하며 로이스 레인을 연기했던 마곳 키더는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에이미 아담스를 데려가놓고, 그녀가 할 어떤 일도 주지 않는다. 에이미 아담스를 60년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여자친구 캐릭터로 만드는 건 멍청한 일이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 자레드 레토

설마 이게 끝?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 조커의 분량과 존재감에 의심을 품은 건 관객뿐만이 아니었을 거다. 조커를 연기한 자레드 레토 역시 같은 생각을 했을 터. 촬영 당시 자신의 캐릭터에 너무 심취한 자레드 레토가 할리 퀸을 연기한 마고 로비에게 살아있는 쥐를 선물했다는 등의 온갖 일화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수어사이드 스쿼드> 속 조커는 할리 퀸의 남자친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슬픈 사실. 자레드 레토는 영화 개봉 이후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커 편집 분량이 너무 많다. 모두 합치면 영화 한 편 분량이 나올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자레드 레토의 조커는 DC가 개발 중인 조커 솔로 영화, 할리퀸-조커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 2>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그땐 제대로 된 조커를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

데드풀 2 | 빌 스카스가드

<데드풀 2>가 개봉하기 전 화제를 모았던 키워드 중 하나는 엑스포스였다. 엑스포스는 코믹스 속 데드풀과 함께 도미노, 콜로서스, 케이블이 합류해 활동한 뮤턴트 특수부대다. 이들의 등장이 팬들의 기대를 모은 건 당연한 일. <그것>의 페니와이즈를 연기하며 단숨에 톱배우 반열에 오른 빌 스카스가드 역시 엑스포스 멤버로 <데드풀2>에 합류했다. 빌 스카스가드는 입에서 산성 에너지를 뿜는 뮤턴트 자이트가이스트를 연기했다. 코믹스 속 자이트가이스트는 데뷔한 작품에서 곧바로 목숨을 잃은 뮤턴트다. 영화 속에서도 마찬가지. 문제는 존재감마저 제로였다는 점이다. <데드풀2> 속 빌 스카스가드는 단역이라고 봐도 무방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짧은 분량 속에서도 강렬한 잔상을 남길 역량이 충분한 배우를 이렇게 보내야 한다는 점이 아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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