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완벽한 타인> 지금부터 걸려오는 모든 통화와 메시지를 공유할 것
2018-10-31
글 : 김현수

<완벽한 타인>은 어른들의 불장난 같은 게임이 불러일으킨 대참사를 다룬 블랙코미디영화다. 현대인의 일상에서 뗄 수 없는 휴대폰은 한 개인의 사생활이 전부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에 흥미로운 진실게임의 소재가 된다. 30년지기 친구 태수(유해진)와 수현(염정아) 부부, 준모(이서진)와 세경(송하윤) 부부가 석호(조진웅)와 예진(김지수) 부부의 집들이에 참석한다. 애인을 데려온다던 영배(윤경호)는 뒤늦게 혼자 합류한다.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성공한 성형외과 의사 석호와 정신과 의사 예진 부부와 그들이 새로 장만한 집을 앞다투어 칭찬한다. 은근히 서로를 상처주고 헐뜯는 것 같으면서도 대범하게 받아넘기는 이들의 대화 중에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일까. 사건의 발단은 예진의 급작스러운 제안에서 시작된다. 지금부터 테이블에 놓인 7명의 휴대폰에 걸려오는 모든 통화와 메시지를 공유할 것. 서로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고 심지어 잘 알고 있다고 여겨왔던 친구 부부 사이에서 잠시 동요가 일지만 이들은 태연하게 게임을 진행한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서로가 서로의 속마음을 감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완벽한 타인>은 오직 배우들의 연기에 기대어 진실을 밝혀나가는 스릴과 재미를 안겨준다. 사실 이들이 대화와 휴대폰 정보 속에서 밝혀내는 진실이란 것이 40대 중년 부부의 실체라는 점을 허탈해하지 않는다면, 꽤 정교하게 축적해나가는 서스펜스의 쾌감을 선사할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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