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할로윈> “모든 공포는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2018-10-31
글 : 임수연

존 카펜터의 전설적인 호러영화 <할로윈>(1978) 이후 많은 후속편이 제작됐지만, 2018년판 <할로윈>은 마치 그 속편들이 없었던 것처럼 시작한다. 팟캐스트 방송을 만드는 사건 조사 전문 기자들은 1978년 보모 살인사건 이후 정신병원에 수감된 마이클 마이어스(닉 캐슬)를 찾아가 그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그리고 그는 병원 이송 도중 사람들을 죽이고 탈출해 40년 전 살인을 저질렀던 해든필드로 향한다. 한편 생존자였던 로리(제이미 리 커티스)는 수십년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삶을 산다. 두번의 결혼 생활은 실패로 돌아갔고, 딸 캐런(주디 그리어)에게 8살때부터 총쏘는 법을 가르치다가 부적격 엄마로 판정받아 자식과 떨어져서 살아야만 했다. 하지만 그의 고립된 생활은 언젠가 다시 마주칠 마이클에게 완벽한 복수를 하기 위한 준비의 일환이었다.

2018년에 재탄생한 <할로윈>의 주인공은 명백히 마이클이 아닌 여성들이다. 데이비드 고든 그린 감독은 존 카펜터의 <할로윈>에서 마이클이 프레임에 등장하고 사라졌던 방식 그대로 로리를 보여줌으로써 로리에게 존재감을 심어준다. 더 나아가 삼대에 걸친 여성들, 로리와 캐런 그리고 손녀 앨리슨(앤디 마티책)이 힘을 합쳐 세상의 위해와 싸우는 이야기를 담는다. 특히 1978년의 로리와 2018년의 앨리슨은 설정상 여러 공통분모를 갖는데, 윗세대의 여성이 자신과 같은 일을 겪는 현세대에게 공포와 맞서 싸우는 법을 가르치는 연대의 의미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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