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친애하는 우리 아이> 상처입은 가족의 형태는 복구될 수 있을까
2018-10-31
글 : 김현수

상처입은 가족의 형태는 복구될 수 있을까. <친애하는 우리 아이>는 가능하다고 굳게 믿는 영화다. 이혼한 타나카(아사노 다다노부)는 전처 유카(데라지마 시노부)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사오리(가마타 라이주)를 종종 만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아내 나나에(다나카 레나)가 낳은 딸 카오루(미나미 사라)는 그 사실을 굉장히 불쾌해하며 “당신은 나의 진짜 아빠가 아니니까, 나도 내 아빠를 만나게 해달라”고 화를 낸다. 타나카와 나나에는 모두 한번 결혼에 실패한 사이이며 각자 낳은 아이들도 있지만 아이들의 행복이 곧 자신들의 새로운 결혼생활 유지의 전제임을 잘 알고 있다. 어른들은 사오리와 카오루처럼 자신들의 선택 때문에 상처입은 아이들을 어떻게 보듬고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유지시킬 수 있을지 가슴 깊이 고민하기 시작한다. <해피 해피 브레드>(2012),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2015) 등을 연출한 미시마 유키코 감독은 재혼한 남편 타나카의 시선을 통해서 가족 구성원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으면서 부서진 가족을 봉합할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를 차근차근 질문한다. 이 영화는 멋진 어른의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아이들의 상처를 전시하거나 희생시키지 않는다. 어떤 부부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지만 헤어지고 또다시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사회는 계부, 계모 등의 단어를 남발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저 부모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의 ‘우리 아이’일 뿐이다. <친애하는 우리 아이>가 보여주고자 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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