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출동! 소방관 샘: 외계인 대소동> 도와줘요! 소방관 샘!
2018-11-07
글 : 김소희 (영화평론가)

소년 노먼은 우연히 하늘에 뜬 UFO를 발견한 뒤, 한눈을 팔다 발을 헛디뎌 강물로 추락한다. 소식을 듣고 신속히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노먼은 무사히 구출된다. 이 오프닝은 영화의 주된 흐름과 코드를 알려준다. UFO가 나타나면 사고가 발생하고 소방관이 출동한다. 이런 단순함은 다른 애니메이션과 공유한 이 영화의 장점이다. 노먼을 비롯한 폰티판디 마을의 4명의 아이는 사건사고 현장의 단골이다. 대장 노릇을 하며 아이들을 선동하는 이는 노먼인데, 노먼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인물은 방송인 벅 더글러스다. 외계인 탐험 프로그램의 MC로, 관련 서적을 쓰기도 한 벅은 방송을 통해 최근 외계인이 출몰한 폰티판디 마을 방문을 예고하며 지역 탐험대를 공개 모집한다. 노먼은 탐험대의 조건인 외계인 증거 수집을 위해 친구들을 모아 숲속을 헤친다.

‘외계인’ 소재를 차용하지만 이 땅에 발붙인 인간이 살아가는 모양새가 영화의 핵심이다. 드론 배달을 시도하는 피자가게 점장은 UFO를 비롯한 외계 소동을 자폐적 버전으로 은유한다. UFO를 연상시키는 ‘드론’의 외형만큼 중요한 건 카메라라는 본연의 기능이다. 사람들이 UFO를 발견하는 결정적인 순간, 카메라는 그곳에 없다.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으며 카메라에 찍힌 것이 곧 실체의 증명일 수는 없다. 단순한 서사임이 분명하나 감상법에 따라 의외의 생각거리가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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