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해피 투게더>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2018-11-14
글 : 김성훈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밤무대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강석진(박성웅)도 같은 마음이다. 그는 아들 하늘(최로운)과 단칸방에서 단둘이 산다.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없지만 하늘이의 엄마는 집을 나간 지 오래됐다. 밀린 집세가 넉달째라 석진과 하늘, 두 부자는 집주인의 눈을 피해 집을 드나든다. 석진의 색소폰 실력은 남들보다 뛰어난 것 같은데 선곡이 밤무대의 분위기와 영 어울리지 않게 고상하다. 어느 날 석진은 나이트클럽 사장으로부터 “예술은 무슨…”이라는 소리를 듣고 해고당한다. 또 다른 색소포니스트인 박영걸(송새벽)이 석진의 자리를 차지하고, 특유의 넉살과 간드러진 매너로 좌중을 휘어잡는다. 색소폰을 연주할 곳 없는 석진은 생계를 꾸리기 위해 배를 타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전반부는 석진과 하늘, 두 부자가 가난한 형편에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가족애와 부성애를 그린다면, 후반부는 하늘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색소폰 재능을 발휘하며 아픔을 견뎌내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특히 전반부는 석진이 음악과 생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공들여 보여준다. 영걸은 실업자 신세가 된 석진에게 “예술 하려고 하는 양반, 프로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팬으로 만드는 거”라고 훈수를 두고, 그 말을 들은 석진은 하늘이를 부양하려면 돈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박성웅과 최로운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 덕분에 석진과 하늘,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정이 제법 끈끈하고, 종종 울컥하게 한다. 그럼에도 둘의 감정을 장황하게 묘사하느라 사건이 전형적이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건 아쉽다. 그 가운데 송새벽이 연기한 박영걸이 하늘에게 마음을 조금씩 여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묘사돼 인상적이다. <해피 투게더>는 영화 <트릭>(2016)의 조감독이었던 김정환 감독의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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