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인어전설> 제주 해녀들의 싱크로나이즈드 도전기
2018-11-14
글 : 박지훈 (영화평론가)

싱크로나이즈드 국가대표였던 영주(전혜빈)는 제주 해녀들의 싱크로나이즈드 코치를 제안받고 제주도로 간다. 해녀들을 무시하는 듯한 영주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상군 해녀 옥자(문희경)는 행사에 비협조적이다. 영주는 옥자에게 싱크로나이즈드 연습을 두고 잠수 대결을 신청한다. 영주는 잠수 대결 도중 쓰러지고, 옥자는 영주를 구해준다. 그 후 영주와 화해한 옥자는 싱크로나이즈드 연습에 적극 협조하지만, 영주는 과거의 상처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술에 의존한다.

<워터 보이즈>(2001)처럼 싱크로나이즈드를 소재로 한 코미디로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2012), <눈꺼풀>(2016)의 오멸 감독 작품이다. 영화는 제주도와 해녀, 전통과 자연에 대한 향수 혹은 낭만주의를 배경에 두고 있다. 그리고 오멸 감독의 전작들처럼 이 작품에서도 죽음과 삶, 현세와 사후세계를 잇는 매개체로서의 무녀가 등장한다. 하지만 캐릭터들의 매력이 부각되지 않고, 영주의 상처와 알코올중독은 코미디와 융화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영주가 자신의 과거를 극복하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지는 것도 아니다. 여성들의 연대를 다루려는 시도는 좋지만, 여성 캐릭터들은 지극히 평면적이며 모성에 대한 단순한 이해에 기초하고 있다. 현실에서 갈등하며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해녀들의 삶은 보이지 않고, 바다에 대한 경외심마저 일종의 낭만주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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