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베를린의 영화 팬들이 한국 독립영화를 만나는 호사를 다시 누렸다. 지난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바빌론극장 정면에 ‘대한독립영화제’ 포스터가 걸렸다. 베를린시 소속 바빌론극장은 1929년에 개장한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바빌론 비스듬히 우뚝 버티고 있는 유서 깊은 민중극장 폴크스뷔네와 함께 바이마르 시대부터, 나치 시대, 동독시절을 거쳐 지금까지 베를린의 주요 문화 중심지다. 이곳에서 11월 1일 저녁 상영된 개막작 <시인의 사랑>은 500석을 꽉 채웠다. 양익준 배우, 김양희 감독과의 관객과의 대화도 있었다. 11월 8일엔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다. 그 밖에도 이동은 감독의 <당신의 부탁>, 김인선 감독의 <어른도감>,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 고봉수 감독의 <델타 보이즈> 등 극영화 6편, 선호빈 감독의 <B급 며느리>, 김보람 감독의 <피의 연대기>, 진모영 감독의 <올드 마린보이> 등 다큐멘터리 3편이 한국에서 날아왔다. 한편 독일 교민 2세 감독 카티 지숙 서가 데뷔작 다큐멘터리 <하우 어바웃 해빙 어 패시네이션 오브 마인드>를 처음 선보이며, 현지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원래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봄 베를린 심장부에 자리한 ‘세계 문화의 집’에서 ‘코리안 시네마 투데이’란 타이틀로 한국영화제가 열렸다. 당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던 영화 위주로 상영되는 영화제였다. 그러다 2년간 감감무소식이었는데 지난해 가을부터 한국문화원 주최로 한국영화제가 가동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