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28세 미성년> 17살의 량시아와 28살의 량시아
2018-11-21
글 : 김현수

어린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내 몸속으로 들어온다면? <28세 미성년>은 다소 유치하지만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두명의 상대 주인공과 다른 시절의 내가 각각 로맨스를 펼치는 이야기다. 28살 량시아(니니)는 10년째 사귀고 있는 애인 마오(곽건화)로부터 청혼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마오는 일에만 빠져 산다. 급기야 마오에게 새로운 여비서가 생기면서 량시아의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어느 날 홈쇼핑 채널에서 마법 초콜릿을 파는 걸 보고 속는 셈치고 구매한 량시아는 초콜릿을 먹으면 5시간 동안 17살의 자신으로 정신이 돌아간다는 걸 알게 된다. 17살의 대책 없는 말괄량이 량시아는 갑갑하고 뻔해 보이는 28살 량시아의 일상을 헤집어놓는다. 그런데 28살의 량시아가 어쩔 수 없이 17살의 량시아로부터 도움을 청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영화는 28살의 량시아가 초콜릿을 먹어야 하는 상황을 계속 던져주면서 지킬 앤드 하이드처럼 상충하는 28살 량시아와 17살 량시아의 매력을 보여준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 니니의 상큼한 코믹 멜로 연기가 기능적인 영화의 전개에 매력을 불어넣는다. 17살의 량시아가 빠져들게 되는 야성미 넘치는 얀(왕대륙)과 28살 량시아가 사랑하는 지적인 마오의 팽팽한 매력 대결도 영화의 볼거리다. 장이머우 감독의 딸인 장모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변치 않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중국 젊은이들의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은연중에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사회상에 대한 갑갑함도 내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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