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미스터 앤 미스터 대디> 게이 커플의 손자 돌보기
2018-11-28
글 : 김성훈

게이 커플인 에라스무스(스티브 쿠건)와 폴(폴 러드)은 팔자에도 없는 양육을 하게 됐다. 에라스무스의 손자 빌(잭 고어)을 갑자기 떠맡게 됐기 때문이다. 빌의 철없는 아버지이자 에라스무스의 아들인 보(제이크 맥도먼)가 도둑질을 하다가 경찰에 체포되자 혼자가 된 빌은 에라스무스와 폴이 사는 집을 찾아간다. 아이는커녕 강아지조차 돌본 적 없는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빌의 부모 노릇을 하게 된다. 에라스무스와 폴은 빌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빌의 이름을 알아내려고 하고, 아동보호국 직원으로부터 빌을 지키려고 한다. 그러면서 세 사람은 조금씩 정이 들어간다.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더라도 가족이 될 수 있다. 언제 무슨 사고를 칠지 몰라 자신의 아들을 늘 불안정한 환경에 노출시키는 철없는 아버지보다 육아 경험은 없지만 돈 걱정 없이 아이를 안정적으로 키우려고 노력하는 게이 커플이 당연히 더 든든해 보인다. 아버지 때문에 어린 나이임에도 일찍 철든 빌 또한 언제, 어떻게 생이별을 할지 모르는 아버지보다는 친할아버지인 에라스무스와 그의 연인 폴과 지내는 게 더 편안해 보인다. <미스터 앤 미스터 대디>는 에라스무스와 폴 커플과 에라스무스의 손자 빌이 대안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게이 커플을 맡은 스티브 쿠건과 폴 러드의 연기가 돋보인다. 이 영화는 <딕>(1999), <낸시 드루>(2007), <베어풋>(2014) 등을 연출한 앤드루 플레밍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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