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커플인 에라스무스(스티브 쿠건)와 폴(폴 러드)은 팔자에도 없는 양육을 하게 됐다. 에라스무스의 손자 빌(잭 고어)을 갑자기 떠맡게 됐기 때문이다. 빌의 철없는 아버지이자 에라스무스의 아들인 보(제이크 맥도먼)가 도둑질을 하다가 경찰에 체포되자 혼자가 된 빌은 에라스무스와 폴이 사는 집을 찾아간다. 아이는커녕 강아지조차 돌본 적 없는 두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빌의 부모 노릇을 하게 된다. 에라스무스와 폴은 빌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빌의 이름을 알아내려고 하고, 아동보호국 직원으로부터 빌을 지키려고 한다. 그러면서 세 사람은 조금씩 정이 들어간다.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더라도 가족이 될 수 있다. 언제 무슨 사고를 칠지 몰라 자신의 아들을 늘 불안정한 환경에 노출시키는 철없는 아버지보다 육아 경험은 없지만 돈 걱정 없이 아이를 안정적으로 키우려고 노력하는 게이 커플이 당연히 더 든든해 보인다. 아버지 때문에 어린 나이임에도 일찍 철든 빌 또한 언제, 어떻게 생이별을 할지 모르는 아버지보다는 친할아버지인 에라스무스와 그의 연인 폴과 지내는 게 더 편안해 보인다. <미스터 앤 미스터 대디>는 에라스무스와 폴 커플과 에라스무스의 손자 빌이 대안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게이 커플을 맡은 스티브 쿠건과 폴 러드의 연기가 돋보인다. 이 영화는 <딕>(1999), <낸시 드루>(2007), <베어풋>(2014) 등을 연출한 앤드루 플레밍 감독의 신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