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다영씨> 다영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 삼진물산에 입사한 민재
2018-12-05
글 : 김성훈

민재(신민재)는 성실한 퀵서비스 기사다. 작은 무역회사인 삼진물산에 물건을 배달할 때마다 자신을 환하게 대해주는 다영(이호정)에게 눈길이 간다. 근무시간에 딴짓하기 좋아하는 삼진물산 직원들은 다영에게 일을 미루기만 한다. 조직 생활이 여전히 서툰 다영은 늘 일에 치여 살지만 밤을 새는 한이 있더라도 책임감 있게 맡은 일을 처리한다. 그나마 귤을 건네고 반갑게 인사하는 퀵서비스 기사 민재로부터 작은 위안을 받는다. 사장의 딸이자 삼진물산의 실세인 하람(강하람)은 특별한 이유 없이 다영을 싫어하고, 직원들과 공모해 다영에게 ‘굉장히 어려운 일’을 맡겨 다영을 괴롭히려고 한다. 민재는 다영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 삼진물산에 입사한다.

찰리 채플린이나 버스터 키튼의 흑백 무성영화처럼 오로지 인물의 행동과 표정으로 상황과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소 과장된 몸짓과 표정 덕분에 다영을 괴롭히는 삼진물산 직원들은 무척 얄밉고,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다영은 안타까우며, 그런 다영을 위해 무엇이든 하려는 민재의 노력은 무척이나 애틋하다.

큰 사건 없이 비슷한 성격의 에피소드들이 반복되는 서사는 다소 아쉽지만, 이야기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유머 덕분에 집중하기 좋다. 고봉수 감독의 작품을 챙겨본 관객이라면 전작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를 확인하는 재미도 있다. 민재가 일하는 택배회사는 튼튼배송(<튼튼이의 모험>)이고, 그가 삼진물산에 입사하기 위해 쓴 이력서에는 출신 학교가 델타고등학교(<델타 보이즈>)로 적혀 있다. 대사와 자막 하나 없지만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은 민재의 다영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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