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인>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강렬한 푸른 섬광으로 인간의 정신을 잃게 만드는 외계 종족의 횡포가 지구를 장악한다. 이들은 인간의 뇌를 추출해 종족 번식과 유지에 활용하는데, 일단 긴 촉수를 뻗어 머리를 낚아챘다 하면 뇌를 빼내는 건 일사천리다. 전작인 <스카이라인>(2010)이 졸지에 외계 생명체에 붙잡힌 연인의 악몽을 그렸다면, 속편은 서사의 동력으로 부성애를 택했다. 아내를 잃은 전직 형사인 마크(프랭크 그릴로)가 아들 트렌트(조니 웨스턴)와 함께 외계 함선에 빨려 들어가고, 그는 곧 아들을 구하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스카이라인2>는 자극적인 이미지로 잠시 눈길을 끈다. 인간의 신체를 무자비하게 갈라놓는 외계 생명체의 만행은 경악스럽고, 외계 종족과 함선은 그 디테일만 떼어놓고 보면 꽤 훌륭한 CG 기술을 자랑한다. 초저예산 SF영화임을 고려하면 준수한 성과지만, 영화는 거기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한다. <스카이라인2>는 컴퓨터그래픽의 완성도가 아닌 세계관의 리얼리티를 성취하는 데에 더 정성을 들여야 했음이 마땅해 보인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제 차례를 기다리는 체스 말처럼 움직이고, 점점 몸집을 부풀려가는 외계 괴수들과 관객의 긴장감은 반비례를 이룬다. 포악한 생명체에 대한 불쾌한 공상만이 때때로 살아 움직이지만, 그것으로 107분을 버티기엔 역부족이다. 단, 외계 생명체의 비주얼에 관심이 많은 SF 장르 팬이라면 킬링타임으로 살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