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삼국: 무영자> 어둠 뒤 가려진 최종 병기
2018-12-12
글 : 김소희 (영화평론가)

중국의 왕족과 귀족들은 살기 위해서 비밀리에 대역을 고용해 위험한 전투를 치른다. 패국의 장수 도독(덩차오)은 자신과 닮은 경주(덩차오)를 그림자로 기용한다. 도독은 자국의 왕 주공(정개)에게 알리지 않고 동맹국의 장수 양창(호군)을 만나 20년 전 빼앗긴 경주 반환을 요청하며 결투를 벌이다 상처를 입는다. 왕의 부름을 받은 도독은 경주를 대신 보낸다. 경주는 왕이 보는 앞에서 머리카락을 잘라 사죄를 표한다. 도독은 경주의 가슴에 자신과 똑같은 상처를 새기며 복수를 당부한다. 한편 주공은 누이동생 청평과 양창의 아들의 혼인을 제안하는 것으로 위기를 무마하려 한다.

장이머우 감독의 신작 <삼국: 무영자>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영화의 색감이다. 컬러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흑백영화처럼 보일 정도로 영화는 먹색의 어두운 톤으로 조율되어 있다. 영화에 주로 쓰이는 수식어인 ‘수묵화 같다’라는 표현은 비유가 아니라 보이는 그대로다. 먹색을 띤 무대장치는 마치 보호색처럼 인간을 자신의 일부로 포섭한다. 그것이 인물의 움직임을 확장하는 배경이 되기도 하지만, 영화 속 인간과 그들의 이야기가 공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예와 전투 장면에서 부감숏을 통해 강조되는 S자형 태극 문양은 진짜와 가짜, 실제 인물과 그림자라는 영화의 주제를 시각화한다. 7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초청작이자, 55회 금마장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비롯한 4개 부문 수상작이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