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류이호)는 16살 때부터 혼자가 된다. 같은 학교의 크림(진의함)도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 남는다. 소년과 소녀는 서로의 외로움을 알아보고 서로에게 가족이 되어준다. 가족처럼, 친구처럼, 연인처럼 10년을 넘게 함께해온 두 사람에게도 이별이 찾아온다. 백혈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케이는 세상에 또다시 혼자 남겨질 크림을 걱정하며 자신의 병을 숨긴 채 크림이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도록 돕는다. 크림은 케이의 행동이 서운하면서도, 건강하고 선한 치과의사 양유센(장서호)과 조금씩 가까워진다. “사랑을 설명할 수 있다면 사랑 때문에 아픈 사람은 없겠지.” “외로움에 익숙해지는 건 슬픔보다 더 슬픈 일이야.” 작사가 크림의 노랫말을 빌려 혹은 인물의 내레이션을 빌려 영화는 슬픈 사랑에 대한 절절한 감정을 전한다. 확실히 여자주인공의 직업이 작사가라는 설정은 음악으로 정서를 부각하는 데 효과적으로 기능한다. 권상우, 이보영이 주연하고 원신연 감독이 연출한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2009)의 리메이크작인 만큼, <모어 댄 블루>는 정통 최루성 멜로의 본분에 충실하다. 돌이킬 수 없는 이별(연인간의 이별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을 경험해본 이라면 눈물샘을 틀어막기 어려울 것이다. <안녕, 나의 소녀>(2017)의 류이호와 <청설>(2009)의 진의함이 케이와 크림으로 호흡을 맞췄다. <안녕, 나의 소녀> 때보다 한층 성숙해진 류이호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그가 직접 부르는 노래는 보너스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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