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데스티네이션 웨딩> 화려한 결혼식에 초대된 두 남녀
2018-12-12
글 : 김송희 (자유기고가)

2박3일간 열리는 결혼식 참석을 위해 공항에 도착한 두 남녀의 표정은 썩 밝지 않다. 탑승할 항공사의 고객 만족지수까지 외워야 직성이 풀리는 꼼꼼한 린제이(위노나 라이더)와 독설로는 어디가도 빠지지 않을 프랭크(키아누 리브스)는 같은 결혼식 하객으로 만난다. 프랭크는 신랑 키스의 형이고, 린제이는 키스와 6년 전 파혼한 사이. 직설적이고 냉소적인 두 사람은 서로를 비호감이라 여기면서도 할 수 없이 결혼식 일정에 동행한다. “서로 대화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 같다”로 시작된 프랭크와 린제이의 말다툼은 점차 연애, 결혼, 인생관에 대한 대화로 이어진다.

‘데스티네이션 웨딩’은 하객들이 휴가 겸 참석하도록 며칠간 진행하는 결혼식이다. <데스티네이션 웨딩>의 배경 역시 캘리포니아 해변의 샌 루이스 오비스포와 와이너리 등 미국의 유명 관광지다. 낯선 곳을 여행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남녀의 모습은 <비포> 시리즈가 떠오른다. 물론 바라보는 눈빛은 상냥함보다는 승냥이에 가깝고 입만 열면 불평이 쏟아지는 40대 비관주의자의 대화라는 것이 차이점이다. 혼인 서약하는 신혼부부 뒤에서 “결혼이 인생의 무덤인지도 모르고 좋아한다”며 험담하고, 의학 드라마를 보며 “병원에서 연애 그만하고 환자나 살리”라고 일갈하는 대사의 향연이 쏟아진다. 위노나 라이더와 키아누 리브스가 <드라큐라>(1992), <스캐너 다클리>(2006), <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2009)에 이어 네 번째로 만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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