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그린치> 크리스마스 훔치기 대작전
2018-12-19
글 : 홍은애 (영화평론가)

크리스마스를 지독하게 싫어하는 그린치(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후빌 마을을 등진 채 산 위의 동굴 속에서 집사 맥스와 외롭게 살고 있다. 그는 남들과 달리 1/3 크기밖에 안 되는 심장 때문인지 매사에 못된 짓만 골라서 한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마을 사람들은 기대에 부풀어 행복하다. 하지만 그린치는 매년 커지는 크리스마스 축하 행사가 못마땅하다. 설상가상으로 그들은 지난해보다 세배나 더 큰 크리스마스트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용납할 수 없는 그린치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크리스마스를 빼앗기 위해 맥스와 함께 작전에 돌입한다. 일루미네이션의 신작 애니메이션 <그린치>는 닥터 수스의 동화 <그린치는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훔쳤는가!>(1957)가 원작이다. <마이펫의 이중생활>(2016)을 공동 연출한 야로 체니와 스콧 모지어 감독은 이미 알려진 동화에 속도감과 색감을 입혀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린치가 작전에 필요한 도구들을 만들 때, 특히 집집마다 방문하는 장면은 액션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마을의 집들과 풍경은 그 자체로 환상적인 크리스마스트리다. 게다가 그린치의 녹색과 빨간색(산타클로스 복장, 마을의 벽들), 흰색(눈 덮인 지붕과 거리의 풍경)이 더해져 풍부하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색을 보여준다. 여기에 코믹한 캐릭터(충견 집사 맥스, 덩치만 크고 소심한 루돌프 프레드)로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얄밉지만 절대로 미워할 수 없는 그린치의 캐릭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만능 재주꾼으로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만들 수 있는 황금손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린치가 마을에서 만난 소녀 신디의 소원에 응답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발명품들을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서 만날 수 있다. 다만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비해 이야기 구조가 너무 단순한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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