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열여덟 소녀 메리 셸리가 완성한 걸작
2018-12-19
글 : 홍은애 (영화평론가)

‘피를 끓게 하고 심장이 빨리 뛰게 만드는 글’을 열망했던 16살 메리(엘르 패닝)는 출판사 겸 서점을 운영하는 아버지 윌리엄 고드윈(스티븐 딜레인)의 일을 도우면서 여성 운동가였던 어머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묘지에서 고딕소설을 읽고 습작한다. 런던에서의 삶에 답답함을 느끼던 중 낭만파 시인 퍼시 셸리(더글러스 부스)를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그와 함께 떠나지만 그녀의 삶과 글은 그녀의 바람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때 메리는 시인 바이런(톰 스터리지)의 초대로 제노바에 가고 그곳에서 그가 제안한 ‘유령이야기’가 촉매가 돼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간다. 영화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감독 하이파 알 만수르가 연출한 작품이다. 영화는 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었던 메리가 18살에 공포소설이며 SF의 원형인 <프랑켄슈타인>(1818)을 세상에 발표하게 된 배경을 다루고 있다. 19세기 초는 프랑스혁명의 영향으로 급진적인 정치사상이 유럽 전역에 퍼졌던 시기다. 감독은 당대의 관습을 탈피하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 작가 메리 셸리가 사랑의 배신과 절망의 고통에 괴로워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집중해서 보여준다. 하지만 감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보여준 메리의 모습은 그러한 부분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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