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이차크의 행복한 바이올린> 이츠하크 펄먼의 일상과 작업 과정
2018-12-19
글 : 김정현 (객원기자)

영화 관객에게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1993)의 테마곡을 연주한 바이올리니스트로 더 익숙할 이츠하크 펄먼은 그래미 15회 수상을 포함해 수많은 상을 받은 음악계의 거장이다. 이츠하크 펄먼의 일상과 작업 과정을 따라가는 이 영화에서 당연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열정적인 음악가로서의 그의 모습이다. 그는 의욕적으로 공연을 이어 나가며 더 좋은 연주와 공연을 위해 의견을 내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영화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이츠하크 펄먼의 연주 역시 매혹적이다. 하지만 영화는 뉴욕 메츠를 응원하는 야구광, ‘펄먼 뮤직 프로그램’을 이끄는 교육자, 화목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로서의 그의 모습도 함께 담아낸다. 일상에서의 이츠하크 펄먼은 아우라를 내뿜는 거장이라기보다는 그저 쾌활하고 장난기 많은 할아버지로 느껴진다.

한편 영화는 지금의 이츠하크 펄먼을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과거 영상들을 편집해 넣으면서 그가 어떻게 소아마비라는 장애를 딛고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는지를 함께 보여준다. <쉰들러 리스트>에 참여했던 음악가답게 이츠하크 펄먼은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도 강하게 인식하며, 영화는 이를 펄먼의 과거와 현재 모두에서 중요한 키워드라는 것을 강조한다. 다만 현재 이스라엘을 둘러싼 모든 정치적 상황을 배제한 채 평화를 지향하는 나라로서 스스로를 정의하는 이스라엘의 모습을 보여주기로 한 영화의 선택은 다소 문제적으로 느껴진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