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마약왕> 1970년대를 주름잡던 범죄 거물 이두삼
2018-12-26
글 : 김현수

부산의 밀수업자 유엔대사(송영창)는 셈이 빠른 이두삼(송강호)을 부하로 삼는다. 막돼먹은 동생 두환(김대명)과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짝퉁 시계를 팔던 두삼은 밀수품을 가지고 일본에 갔다가 마약을 팔아야 제대로 돈을 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이후 두삼은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해 마약 밀수와 제조, 수출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한다. 더러운 돈이 모이는 사업을 확장해야 할 때마다 두삼은 온갖 악행을 일삼는 조성강(조우진) 같은 깡패들의 손을 빌리기 시작하고, 한편으로는 밑바닥 인생을 청산하기 위해 정치권과 재벌이 모인 상류사회 진출을 꾀하면서 로비스트 김정아(배두나)를 알게 된다. 1970년대를 주름잡던 한국 최고의 범죄 거물 이두삼의 성장 스토리를 다룬 영화 <마약왕>은 할리우드의 수많은 범죄 누아르 영화들의 클리셰를 한데 모아둔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다. 시대 배경이 1970년대이기 때문에 흘러나오는 당시 대중가요나 촌스럽고 화려한 의상 및 공간은 그동안의 한국형 범죄 스릴러 영화들이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감각을 보여주는 척만 할 뿐 이야기와 어우러지지 못해 시대의 공기를 담아내는 데 실패했다. 한국의 굵직한 중년 남자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화려한 출연진의 혼신의 연기에도 불구하고 범죄자 이두삼의 복잡한 심리변화나 갈등을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해 한편의 거대하지만 공허한 영화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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