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이독자에게]
[주성철 편집장] 2019년, 한국영화 신작들과 만납니다
2018-12-28
글 : 주성철

<씨네21>은 해마다 정해진 포맷이 있다. 가장 중요한 일정은 새해에 맞춰 신작 프로젝트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올해도 2019년에 만나게 될 9편의 영화와 감독 인터뷰를 싣는다. 물론 9편으로 끝이 아니다. 다음호, 그다음 호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신작 감독들과 만날 예정이다. 더 많은 작품들과 만나고 싶어서 그 신작들의 숫자가 어디까지 이를지 아직 확정한 바도 없다. 사정상 인터뷰에 응하지 못한 프로젝트까지 포함하면 2019년도 꽤 풍성한 해가 될 것 같다. 그래서 취재기자들 모두 바빴다. 크리스마스이브에만 시간이 되는 감독도 있었고, 고된 지방 촬영 끝에 딱 하루 낸 휴가를 인터뷰에 할애해준 감독도 있었으며, 부득이하게 시간 약속을 수차례 변경하면서 전화 인터뷰로 응한 감독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보다 그들이 더 바쁘고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추운 겨울, 연말연시를 잊고 촬영장과 편집실에서 저마다 분투 중인 가운데 귀한 시간을 쪼개 인터뷰에 응해준 감독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먼저 이번호에서 만나게 될 신작들은, 최민식과 한석규의 만남만으로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허진호 감독의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제), <이층의 악당>(2010) 이후 너무 오래 쉬었던 손재곤 감독의 <해치지않아>, 꾸준히 자기만의 코미디영화를 만들어오고 있는 육상효 감독의 <나의 특별한 형제>, 역시 <럭키>(2016)를 통해 자기만의 길을 보여준 이계벽 감독의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범죄도시>(2017) 단 한편으로 단숨에 차기작이 가장 기다려졌던 강윤성 감독의 <롱리브더킹>, <파수꾼>(2010)으로 독립장편영화의 어떤 전범을 만들었지만 역시나 너무 오래 쉬었던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가제), <또 하나의 약속>(2013)과 <재심>(2016) 이후 또 다른 모색기에 접어든 김태윤 감독의 <미스터 주>, 단편 <몸 값>(2015)으로 단숨에 장편 연출 기회를 얻은 이충현 감독의 <콜>, 그리고 윤성현 감독만큼이나 <우리들>(2015) 이후 많은 이들이 애타게 차기작을 기다려왔을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까지 9편이다.

그다음 호부터 조철현 감독의 <나랏말싸미>, 김용훈 감독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이한 감독의 <증인>, 전계수 감독의 <버티고>, 고봉수 감독의 <봉수만수>,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 손원평 감독의 <도터> 등을 만난다. 이런 신작들과의 만남이 어쩌면 영화 잡지로서도 가장 흥분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감독들 또한 기자와 만나 처음으로 그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자리라, 비슷한 기분일 것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심지어 아직 크랭크인도 하기 전의 인터뷰라 그 기분에 취해 ‘기사로 쓰면 안 될 내용’까지 술술 털어놓는 경우도 많다. 인터뷰가 끝난 뒤 “아까 얘기한 내용 중에 OOO 좀 빼주세요”라는 감독들의 애프터서비스 요구를 가장 많이 받는 인터뷰라고나 할까. 그래서 영화가 개봉했을 때, 1년 전 <씨네21>의 연초 신작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때로는 비평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인터뷰를 읽는 이유일 것이다. 아무튼 최근 비슷한 시기 개봉한 우민호 감독의 <마약왕>, 강형철 감독의 <스윙키즈>, 김병우 감독의 <PMC: 더 벙커> 또한 1년 전 신작 인터뷰로 만났던 영화들이다. 1년 전 인터뷰와 지금의 인터뷰, 그리고 1년 뒤의 인터뷰, 꼼꼼히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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