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C: 더 벙커>는 할리우드 출신 조연 배우들의 활약이 인상 깊은 영화다. 가지각색 매력 자랑하며 하정우와 이선균의 곁을 든든히 보조하던 그들! 관객의 뇌리에 강렬히 남은 <PMC: 더 벙커> 조연 배우들의 이력을 훑어봤다.
제니퍼 엘
맥켄지 역
에이헵(하정우)과 수많은 작전을 함께 해온 CIA 팀장 맥켄지. 뚝심 있는 추진력을 자랑하던 맥켄지는 배우 제니퍼 엘이 연기했다. 샘 레이미 연출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메이 파커를 연기한 배우 로즈마리 해리스의 딸. 어린 시절부터 연기와 가깝게 지냈던 그녀는 영국의 유서 깊은 극단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에 입단, 무대 위에 서면서 연기를 시작했다.
배우로서 그녀의 이름을 알린 작품은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 당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로, 신인이었던 제니퍼 엘과 그녀의 파트너 콜린 퍼스를 스타덤에 올린 작품이다. 극 중 연인이었던 두 배우가 실제 커플로 발전하며 더 주목받기도. 연극 무대와 촬영장을 오가며 경력을 쌓은 제니퍼 엘은 2000년, 2007년 연극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토니상을 수상하며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았다.
2010년 이후엔 스크린 활동에 더 집중했다. 2011년부터 한 해당 평균 세 작품 이상에 출연해온 배우. 작년엔 무려 6편의 영화에 출연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스크린 속 그녀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다음의 작품들을 떠올려보시길. 할리우드 스타들의 멀티캐스팅이 돋보였던 영화 <컨테이젼>에선 바이러스 연구원 앨리 핵스톨 박사를 연기했고, <제로 다크 서티>에선 마야(제시카 차스테인)의 동료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선 아나스타샤(다코타 존슨)의 엄마로 출연했다. 그밖에 <킹스 스피치> <로보캅> <블루밍 러브> <조용한 열정> 등에서도 흡인력 있는 연기를 펼친 그녀를 만나볼 수 있다.
케빈 두런드
마쿠스 역외화를 즐겨보는 이들이라면 단번에 알아봤을 얼굴. 에이헵과 팀의 핵심에 자리한 용병 마쿠스를 연기한 케빈 두런드는 할리우드 영화 속 감초 역할을 주로 맡아온 배우다. 반전을 품은 역할을 워낙 많이 맡아 등장 자체가 스포일러(!)인 배우. 198cm의 커다란 체구와 신경질적인 표정을 앞세워 다양한 작품에서 악역으로 활약해오기도 했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눈여겨볼만한 작품 중 하나는 드라마 <로스트>. 시즌 중반에 합류해 생존자들을 공포로 떨게 만들었던 악당 마틴 키미를 연기했다. 짧은 분량으로도 극을 좌지우지할 만큼 강렬했던 캐릭터. 무정하고 잔혹한 인물을 실감 나게 그려낸 케빈 두런드는 시청자들은 물론, 평론가의 마음까지 홀리며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케빈 두런드는 할리우드 대형 작품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2009년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서 거대한 체구와 파워를 자랑하는 뮤턴트 블롭을 연기하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리전> <로빈 후드> <아이 엠 넘버 포> <리얼 스틸> 등 굵직한 작품으로 필모그래피를 메워갔다. 액션물뿐만 아니라 크로넨버그 감독의 <코스모폴리스>, <블랙팬서>를 연출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초기작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에도 등장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상업영화와 인디영화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코미디/드라마/SF/액션/스릴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제 것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는 배우. 그의 다음 작품을 더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마릭 요바
제럴드 역
강철 유리 멘탈로 리더 에이헵까지 보듬던 블랙 리저드팀의 정신적 지주, 제럴드는 마릭 요바가 연기했다. 포털 사이트에 마릭 요바의 이름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단어가 바로 <쿨 러닝>. 자메이카 육상 선수들의 봅슬레이 도전기를 그린, 그리고 ‘탈룰라’ 짤을 탄생시킨 <쿨 러닝>이 바로 마릭 요바의 데뷔작이다.
대중에게 그의 이름을 알린 작품은 TV 시리즈 <뉴욕 언더커버>. 1994년부터 5년간 FOX에서 방영된 인기 드라마로, 마릭 요바와 함께 푸에르토리코, 이탈리아 혈통을 물려받은 마이클 드로렌조가 주연을 맡았다. 유색 인종 배우가 주연을 맡은 첫 경찰 드라마로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후로도 마릭 요바는 줄곧 TV 시리즈를 통해 매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여왔다. 액션은 물론 SF 드라마 <알파스>, 뮤지컬 드라마 <엠파이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해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의 활약이 돋보였던 최근작은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중인 정치 드라마 <지정 생존자>. 주인공 한나(매기 큐)를 든든히 뒷받침하는 FBI 부국장 제이슨 앳우드를 연기했다.
스펜서 다니엘스
로건 역
짠내나는 활약을 선보였던 블랙 리저드 팀의 인턴 로건. 그를 연기한 스펜서 다니엘스는 앞으로의 연기 활동이 더 기대되는 할리우드의 신예 배우다. 신예 배우라고 해서 경력이 짧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 10살부터 연기를 시작한 스펜서 다니엘스는 그간 굵직굵직한 작품에서 누군가의 아역이나 자녀를 연기하며 눈도장을 찍어왔다.
스펜서 다니엘스의 영화 데뷔작은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데이지(케이트 블란쳇)의 보살핌을 받는 12살의 벤자민 버튼을 연기했다. <스타트렉: 더 비기닝>에선 제임스 커크 선장(크리스 파인)의 어릴 적 친구인 조니로 출연했다. 원래 그가 연기한 역할은 커크의 친구가 아닌 형, 조지 사무엘 커크. 후반 편집 도중 커크의 형제, 조지 사무엘 커크에 대한 모든 설정이 날아갔으나, 제작진은 조지를 부르는 목소리 위에 조니를 부르는 목소리를 덧씌워 스펜서 다니엘스를 통편집의 늪에서 구해냈다.
미국 드라마 <오피스>를 본 이들이라면 그의 얼굴이 더욱 반가울 것. 극의 배경이 되는 회사 던더 미플린의 자유로운 영혼, 메리디스 팔머(케이트 플래너리)의 아들 제이크 팔머로 출연했다. <오피스> 시즌 2(2006)에서 사무실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어린 꼬마로 등장했던 그. 시즌 8(2012)에서 스트리퍼(!)로 성장한 모습으로 나타나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