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내안의 그놈> 제대로 바뀐 아재와 고딩
2019-01-16
글 : 이주현

조폭 출신 건설사 사장 판수(박성웅)가 어느 날 별안간 건물 옥상에서 떨어진 고등학생 동현(진영)과 충돌한다. 그리고 이 충돌사고 이후 두 사람의 몸이 뒤바뀐다. 판수의 몸에 들어간 동현은 혼수상태에 빠지고, 동현의 몸에 들어간 판수의 정신은 멀쩡하다. 10대의 몸을 가진 아저씨 판수는 동현은 물론 동현이 좋아하는 현정(이수민)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현정의 엄마는 판수의 첫사랑 미선(라미란)이다. 판수는 현정이 미선이 몰래 낳아 키운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막장 드라마의 끝은 어디인가 싶겠지만, 이토록 뻔뻔한 막장 코미디 앞에서 백기를 들지 않기란 힘들다. <내안의 그놈>은 진지하게 보디 체인지라는 소재를 학원 코미디와 조폭 코미디에 버무린다. 몸이 뒤바뀌는 설정은 철지난 소재일 수 있다. 여자와 남자의 몸이 바뀌는 설정은 이미 <체인지>(1997)나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2016) 같은 작품으로 익숙하다. <내안의 그놈>은 성별 대신 나이 차를 이용해 각종 개그를 시도한다. 진영과 라미란의 러브 라인이나 얽힌 족보에서 비롯되는 일차원적 코미디가 난무하는데, 일차원적 유머를 고차원의 유머로 포장하지 않는 솔직함이 있다. 무엇보다 아이돌 출신 진영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발군이다. <미쓰 와이프>(2015), <육혈포 강도단>(2010) 등을 만든 강효진 감독이 연출했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