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그대 이름은 장미> 엄마의 젊은 시절 꿈과 사랑
2019-01-16
글 : 김현수

엄마의 이름은 장미(유호정)다. 지금은 조용한 바닷가 근처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살고 있지만 장미에게는 지금 모습만 보고는 상상하지 못할 과거가 있다. <그대 이름은 장미>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엄마의 젊은 시절 꿈과 사랑을 들여다보는 영화다. 미싱 공장에서 일하던 젊은 시절의 장미(하연수)는 나이트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어느 날 밴드가 사정이 생겨 무대에 오르지 못하자 장미가 대타로 노래를 부른다. 그 일로 기획사 사장의 눈에 띈 장미는 또 다른 가수 지망생 순철(최우식)과 함께 혼성 듀오 그룹 데뷔를 준비하게 된다. 낮에는 일하랴, 밤에는 노래 연습하랴 바쁜 나날을 보내던 장미는 의사를 꿈꾸는 대학생 명환(이원근)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다. 여러 사건이 겹치면서 가수 데뷔의 꿈은 점점 멀어지는데 장미는 결코 자신의 인생을 남의 뜻대로 흘려보낼 생각이 없다. 영화는 유호정 배우가 연기하는 현재의 엄마 장미가 딸 현아(채수빈)를 키우며 견뎌야 했던 1990년대 시절의 모습과 젊은 시절의 장미가 꿈과 사랑을 찾아 헤맸던 1970년대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며 장미의 일생을 조명한다. 엄마 장미가 살아온 삶의 여정을 과장하거나 미화하려 하지 않으며, 특정 시기의 생활상이나 청춘의 일상을 묘사할 때는 위트를 잃지 않는 연출이 안정적이다. 엄마 일생의 여러 의미 있는 순간을 한데 모은 사진첩 같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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